유재석 대상 '무한도전', 지독한 아홉수를 끊어내다 [MBC방송연예대상]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상상할 수 없었던 여린 아저씨들이 두 명의 동생을 떠나보내고도 꿋꿋이 버텨냈다. MBC '무한도전'의 지독했던 아홉수가 개그맨 유재석의 대상과 함께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신사옥에서 열린 2014 MBC방송연예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은 '무한도전'의 유재석이 차지했다.

방송 사상 최초로 시청자의 문자투표로 대상 수상자가 결정된 이날 시상식에서 유재석은 개그맨 박명수, 김구라, 서경석, 배우 김수로 등의 대상 후보와 경쟁하며 총 투표수 67만7183표 중 44만2458표라는 압도적인 득표로 MBC에서만 다섯 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도 '무한도전'의 차지였다. 국내에서 가장 팬덤이 두터운 예능프로그램이라는 '무한도전'을 향한 시청자들의 지지는 변함없음이 증명됐다.

초창기 '무한도전'에서는 "멤버 중 한 명이 빠진다면 그게 누구여야 하나?"라는 짓궂은 농담이 자주 등장했다. 그 때마다 멤버들은 캐릭터 상 맞수인 누군가를 지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론은 언제나 "한 명이 떠나야만 한다면 차라리 프로그램을 그만두는 게 낫다"는 말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2014년, 짓궂은 농담이 현실이 된 지독한 아홉수가 찾아왔다. 가수 길과 방송인 노홍철의 하차였다. 동시에 진행되는 장기프로젝트가 많은 '무한도전'의 특성상 멤버의 하차가 가져오는 여파는 더욱 컸다. 길의 하차는 레이싱 특집의 재정비로 이어졌고, 노홍철의 하차로 인한 후폭풍은 최근 방송되고 있는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특집에서까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노홍철의 하차 당시 제작진이 내놓은 "노홍철의 빈자리가 크겠지만, 다섯 멤버와 제작진이 더 노력하겠다"는 짧은 공식입장처럼 이후 남은 멤버들은 기존보다 더욱 분발하는 모습을 보였고 '극한알바', '토토가' 등 호평을 받는 특집이 완성될 수 있었다. "올 한 해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그랬지만, '무한도전'도 상당히 힘든 한 해였다. 멤버들의 헌신으로 1년을 버텼다"는 김태호 PD의 말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2014년 MBC 예능을 정리하는 시상식 말미 유재석은 "'무한도전'은 내 인생을 바꾼 프로그램이다. 나와 우리 멤버들 시청자 여러분이 언제까지 허락해주실지 모르겠지만 우리들의 모든 인생을 걸고 시청자 여러분께 큰 웃음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 번 2015년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무한도전' 기대해주시길 바란다"는 포부를 밝혔다. '무한도전' 팀이 아홉수의 해를 지나, 역사적인 10주년의 해로 돌입하고 있다.

[MBC '무한도전' 팀과 개그맨 유재석.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M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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