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조정’ 유재학호, 12인 최종엔트리 향방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곧 최종엔트리를 결정해야 돼.”

남자농구대표팀 유재학 감독은 21일 전화통화서 “7월말, 8월초까지는 최종엔트리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했다. 결국 25일과 27일 대만전, 29일과 31일 뉴질랜드전을 치른 뒤 12명을 결정해야 한다. 대한농구협회가 21일 발표한 13인 엔트리도 최종엔트리가 아니다. 유 감독은 21일 탈락한 4인방(최진수 장재석 이승현 최준용)을 두고서도 “왜 다시 뽑힐 가능성이 없겠나”라고 했다.

대표팀은 22일 용인 모비스 연습체육관에서 훈련을 재개한다. 새롭게 뽑힌 하승진 김태술 허일영이 합류한다. 일단 이들의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대표팀이 추구하는 농구에 들어맞는지 체크해야 한다. 이들 중 일부, 혹은 전체가 불합격 판정을 받을 경우 탈락 4인방 중 일부 선수가 대표팀에 재입성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 그들이 탈락한 이유

4명은 왜 탈락했을까. 유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를 따라오지 못했다. 한계가 있었다. 유 감독은 최진수와 장재석을 두고 “기능적 측면”이라고 했다. 소속팀에선 4번 역할을 하는데, 대표팀 특유의 포지션 파괴에 적응하지 못했다. 특히 외곽수비와 적극적 몸싸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키도 크고 기동력도 갖췄지만, 실속이 2% 부족했다. 두 사람은 장점이 많은 포워드지만, 오리온스서도 조직적 수비에 대한 이해도가 썩 높지 않았다.

이승현은 3점슛을 장착했다. 내, 외곽을 오가는 수비 움직임 폭도 넓어졌다. 그러나 유 감독은 “뉴질랜드전서 자리를 잡지 못하더라”고 했다.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치르지 않았다면 파악하기 힘든 부분. 국내보다 한 수 위의 높이, 테크닉을 가진 뉴질랜드를 상대로 3번 스몰포워드 역할에 적응하지 못했다. 힘에서 밀린 건 아니었지만, 3번 테크닉이 아직 농익지 않았다. 자신보다 강한 상대로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팀 공헌도가 뚝 떨어진 케이스.

유 감독은 최준용에겐 따끔하게 일침을 놓았다. “몸을 키워오라고 했는데, 작년과 달라지지 않았다. 작년보다 오히려 못한 것 같더라. 적극성도 부족했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몸싸움이 강하지 않은데다 가드와 포워드 사이서 입지도 애매했다. 장점도 확실하게 발휘하지 못하면서 결국 탈락했다. 최준용이 외곽에서 슈팅능력을 발휘했다면 유 감독이 허일영을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 그들의 체크포인트

새롭게 합류한 3명 중 가장 관심이 가는 선수는 역시 하승진. 유 감독은 “몸 상태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승진 합류로 대표팀이 추구하는 농구에 딜레마가 생기는 건 지금 단계에선 논의할 점은 아니다. 유 감독은 일단 하승진 몸 상태가 대표팀 시스템에 크게 해가 되지 않을 정도라면 어떻게든 활용할 생각이 있는 듯하다. 어쨌든 221cm 장신센터를 체크해보지도 않는 건 찝찝한 부분.

유 감독도 반신반의하는 뉘앙스. “허재 감독도 2년간 쉰 선수가 도움이 되겠냐고 하더라. 그게 제일 걱정”이라고 했다. 단순히 살 빠지고 기동력이 좋아지는 게 문제가 아니다. 세부적 테크닉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10분이면 10분, 20분이면 20분을 확실히 소화할 수 있는 게임체력과 그만한 순발력, 근력 등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김태술은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다면 대표팀에 최종엔트리에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대표팀 소집 초창기에 진천에 들어왔다가 KCC로 돌아갔다. 기량 검증은 끝났다. 유 감독이 원하는 농구를 이행할 수 있는 센스와 역량이 있다. 김태술은 게임체력을 끌어올리고 하승진, 허일영과 호흡을 맞추는 게 과제다.

허일영의 대표팀 합류 이유는 명확하다. 문태종에 의존한 공격루트를 다변화하기 위한 카드다. 허일영은 상무 제대 이후 외곽 화력이 좋아졌다. 수비수들의 작은 틈을 파고들어 슛을 시도하는 과정이 정교해졌다. 확률도 높아졌다는 평가. 기본적으로 문태종 공격루트 분산은 조성민이 맡는다. 그러나 허일영이 가세하면 다양한 공격루트 개발이 가능하다. 유 감독은 허일영이 대만, 뉴질랜드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시험할 것이다.

변수는 많다. 이날 합류하는 4인방이 유 감독이 추구하는 압박과 스위치, 트랩에 적합한 수비 기술과 체력,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는 공격서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면 최종엔트리에 승선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라면 탈락한 3인방 중 일부가 재신임될 수도 있다. 이제까지 살아남은 선수들 중에서 탈락자가 나올 수도 있다. 다만, 유 감독에 따르면 부상 중인 윤호영과 이승준의 대표팀 최종엔트리 합류 가능성은 제로다.

[위에서부터 하승진, 김태술, 허일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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