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품에 안긴 'BK' 김병현의 마지막 도전

[마이데일리 = 강진웅 수습기자] "어쩌면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는데 고향 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두 차례나 경험한 'BK' 김병현이 넥센 히어로즈를 떠나 KIA 타이거즈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넥센과 KIA 양 구단은 10일 "김병현과 KIA의 신인 왼손 투수 김영광의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넥센 2군에 있던 김병현은 11일 KIA 선수들과 인사를 하고 본격적인 훈련에 나설 예정이다.

트레이드 직후 김병현은 "고향팀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며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었는데 이제야 그 꿈을 실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일본 돌아 고향팀 KIA로

김병현은 광주 수창초-무등중-광주제일고-성균관대를 졸업했다. 그는 성균관대 재학 시절인 1999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보스턴 레드삭스, 콜로라도 로키스,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등에서 활약했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9시즌 동안 선발과 마무리로 뛰며 54승 60패 86세이브 평균자책점 4.42의 성적표를 남겼다.

특히 김병현은 2001년 애리조나, 2004년 보스턴에서 두 차례나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꼈다.

김병현은 이후 2011년 1월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이글스와 1년 계약을 맺고 입단했지만, 1군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채 같은 해 11월 방출됐다.

이후 그는 2012년 1월 넥센에 입단해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했다. 그동안 김병현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개인 통산 34경기에 출전, 8승 1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4를 기록했다.

그는 지난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올 시즌을 넥센 2군인 화성 히어로즈에서 시작했다. 김병현은 올해 퓨처스리그 2경기에 출전, 1승 무패 2⅔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 6.7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KIA에서 그의 보직은 일단 중간 계투진이 될 전망이다. 10일 목동구장에서 KIA 선동열 감독은 그의 영입에 대해 "김병현이 고향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면서 "불펜에서 김병현의 풍부한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A에서 뭉친 광주일고 출신 메이저리거 3인방

김병현이 KIA의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광주일고 출신 메이저리거 3인방이 19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현재 KIA에서 뛰고 있는 서재응, 최희섭과 김병현은 모두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다. 여기에 포수 김상훈도 광주일고 출신이어서 김병현이 KIA에서 적응하기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김병현은 "서재응, 김상훈 선배, (최)희섭이와 고등학교 이후 처음으로 한 팀에서 한 유니폼을 입고 뛰게 돼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 이들과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KIA 선수들의 기대도 크다. 광주일고와 국가대표팀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김상훈은 김병현과 한 팀에서 뛰게 된 소감에 대해 "고등학교 때 상상했던 일이 이제 현실로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넥센 염경엽 감독은 "구단에서 트레이드를 추진했고, 전날(9일) 구단 측에서 내 의사를 물어봐 괜찮다고 했다"며 "우리는 미래에 투자를 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병현이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가는 모습이 안 좋거나 섭섭하지 않고 좋은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넥센 구단 관계자도 "김병현이 고향 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긴 노장이 된 김병현. 그가 과연 고향팀 KIA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올 시즌 KIA의 성적도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병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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