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마리 토끼 놓친 류현진, 또 1회 징크스에 발목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의 데뷔 첫해 15승과 2점대 방어율 모두 무산됐다. 이번에도 '1회 징크스'가 발목을 잡았다.

류현진은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올 시즌 최종전에 선발 등판, 4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시즌 마지막 등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한 류현진은 데뷔 첫해 15승과 2점대 방어율 모두 달성하지 못했다. 14승에 방어율 3.00도 데뷔 첫해 충분히 훌륭한 성적이나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1회가 문제였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 류현진의 1회 방어율은 4.97. 피안타율은 2할 9푼 7리였다. 시즌 성적과 견줘 매우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도 1회에만 3피안타 1볼넷 1실점한 탓에 방어율 5.10(30이닝 17자책), 피안타율은 3할 1푼 3리(115타수 36안타)까지 치솟았다. 투구수도 29구에 달해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이 사전 공지한 '70구'까지 끌고 가는 데 어려움이 생겼다.

류현진은 1회초 선두타자 찰리 블랙몬을 8구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뒤 조시 러틀리지와 토드 헬튼, 트로이 툴로위츠키에 연속 3안타를 얻어맞아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못 잡고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그의 위기관리 능력은 익히 보여줬듯 탁월했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후속타자 마이클 커다이어와 놀란 아레나도를 연속 삼진, 찰리 컬버슨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무사 만루 위기를 단 한 점으로 막아냈다.

문제는 1회에 너무 많은 공을 던졌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를 70개 내외로 조절할 것임을 사전 공지한 바 있다. 15승을 위해 최소 5이닝은 던져야 했는데, 초반부터 투구수가 불어난 것이다. 2회에도 실점은 막았으나 21구를 던진 탓에 긴 이닝 소화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3회를 공 8개로 삼자범퇴 처리하며 청신호를 밝혔으나 4회 또 다시 3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투구수가 76구까지 불어났다. 매팅리 감독이 언급한 '70구'를 넘겨버린 것이다.

5회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아도 2점대 방어율(2.99)로 시즌을 마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다저스 벤치는 단호했다. 약속은 칼이었다. 곧바로 류현진을 내리고 리키 놀라스코를 마운드에 올렸다. 결국 1회에만 29구를 던지며 초반 투구수 관리에 실패한 것이 뼈아팠다. 마지막 날도 1회 징크스에 발목 잡히고 말았다. 데뷔 첫해 15승과 2점대 방어율 사수에 실패했음은 물론 29경기 연속 5이닝 소화 기록까지 마감한 결정적인 이유였기에 더욱 짙은 아쉬움이 남았다.

[류현진이 시즌 15승과 2점대 방어율 사수에 실패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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