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5패' SK 김광현, 고개 떨굴 필요 없다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서서히 예전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김광현(SK 와이번스)은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⅓이닝 3피안타 4탈삼진 4사사구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 침묵 속 시즌 5패(2승)째를 기록했다.

김광현은 어깨 부상으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완벽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올시즌도 성적만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전까지 10경기에 등판해 2승 4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2008년 정규시즌 MVP에 오르는 등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으로 군림했던 때를 생각하면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제구와 볼 끝 부분에서 완벽하지 않으며 기복이 심한 모습이다. 1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7이닝 3실점(2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된 반면 최근 등판인 16일 광주 KIA전에서는 4이닝 9피안타 6실점에 그쳤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구속이 예전에 가깝게 나온다는 것. 최고구속은 150km에 가깝게 형성되고 있으며 슬라이더도 140km를 넘나들고 있다.

이날은 예전의 김광현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투구내용이었다. 김광현은 1회초 완벽한 출발을 보였다. 선두타자 황재균을 2루수 앞 땅볼로 잡은 데 이어 정훈은 우익수 뜬공, 손아섭은 1루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세 타자를 상대로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으며 공에 힘이 있었다.

2회에는 삼진쇼를 펼쳤다. 선두타자 강민호를 상대로 몸쪽 속구로 삼진을 기록한 김광현은 전준우는 커브로, 조성환은 슬라이더를 이용해 삼진을 솎아냈다. 3회에는 2사 이후 이승화에게 볼넷과 도루를 내줬지만 황재균을 내야 땅볼로 잡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4회들어 첫 실점을 했다. 선두타자 정훈을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한 뒤 손아섭에게 초구 커브를 던지다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은 것. 하지만 더 이상 흔들리지 않으며 추가 실점은 없었다.

5회에는 선두타자 조성환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나주환의 실책으로 주자를 2루까지 보냈다. 하지만 김상호의 번트 타구 때 3루에서 주자를 잡은 뒤 신본기를 병살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에는 좌익수 김상현의 실책성 수비로 1사 3루에 몰렸지만 이번에도 강민호를 외야 뜬공으로 잡으며 무실점으로 넘어갔다.

7회를 삼자범퇴로 요리한 김광현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신본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김광현은 이승화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결국 다음타자로 나선 황재균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8회에도 등판해 3실점으로 역투했음에도 고개를 떨구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투구내용과 기록 모두 '김광현'이라는 이름값에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최고구속도 151km까지 나왔으며 슬라이더도 140km까지 형성됐다. 110km대 커브도 요소요소 빛을 발했다.

또한 114구 역투 속 이닝 소화력도 충분했다. 이닝은 시즌 최다, 투구수도 최다 타이였다. 이날 패전투수가 됐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SK 김광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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