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춘천시가 지난 17일 열린 강원FC 김병지 대표이사의 성명문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병지 대표는 17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강원FC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홈경기 개최지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 시즌 강원은 창단 이래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K리그1에서 2위를 차지했다. 지난 3월 전북 현대가 AFC 챔피언스리그2(ACL2) 8강에서 탈락하며 ACLE 진출권을 확보했다.
강원은 지난 2022년 강릉시 그리고 춘천시와 맺은 협약에 따라 ACLE 홈경기 강릉 개최를 추진했다. 하지만 AFC 규정 때문에 강릉 개최가 불가능하게 됐다. 규정상 경기장과 국제 공항의 거리가 반경 200km 이내여야 한다. 또한 이동 거리가 150분 이상 걸리면 안 된다. 하루 최소 4편의 비행기를 이용하는 공항이어야 한다. 이 규정을 통과하지 못했다.
결국, 강원은 차선책인 춘천에서의 ACLE 홈경기 개최를 추진했다. 강릉이 안 된다면, 강원도 내에서 ACLE 홈경기를 개최할 수 있는 장소는 춘천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김병지 대표의 성명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춘천시는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 시설 여건상 ACLE 홈경기 개최가 불가하다는 춘천시의 답변이 왔다. 구단은 9일 춘천에서 개최 의사를 보여준다면 구단에서 개최 가능 여부를 타진해 보고자 한다는 내용으로 공문을 보냈다. 춘천시는 11일 사전 협의가 선행되어야 하니 협의 의사를 회신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강원FC는 15일 빠른 시일 내에 협의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고 양측은 16일 만나 첫 번째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양측은 서로의 의견을 전한 뒤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지 대표는 춘천시에 개최 의지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달라고 이야기했으며, 만약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다음 시즌 춘천에서 K리그 홈 경기 개최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병지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춘천시가 이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춘천시는 "지난 3월 28일 강원FC로부터 ACL 개최 의사를 회신해달라는 A4 한 장 분량의 문서를 받았다"며 "세부 계획이나 개최 제안서 없이 4월 2일까지 회신을 요청한 것은 성급하고 일방적인 요청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무협의를 강원FC가 아닌 춘천시가 먼저 제안했다고 밝혔다. 춘천시는 "이후 9일, 강원FC의 추가 회신 문서 접수에 따라 춘천시는 강원FC의 구체적 계획과 대책을 듣기 위해 15일 실무회의를 제안했다"며 "다음 날인 16일 열린 첫 실무회의에서야 ‘ACL 춘천 홈경기 검토’ 자료를 처음 공유받았고, 1시간가량 질의응답을 진행하였다. 해당 회의는 유일한 실무 협의였으며, 이후 2차 회의 일정은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원FC는 기자회견을 단독으로 개최하였다"고 전했다.
개최 분담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강원FC는 ACLE 홈경기 1경기당 개최 분담금으로 8000만 원을 요청한 상황이다. 이에 시는 "현재 매년 강원FC에 7억 2000만 원의 개최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강원FC가 ACL 개최를 위해 요청한 경기당 8000만 원, 총 4~5억 원 이상에 달하는 추가 지원금은 춘천시의회 심의 등 행정절차가 필요하므로, 실무논의를 통한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했다.
계속해서 "춘천시는 도내 ACL 유치를 위한 충분한 검토와 실무 논의를 계획하고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협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럼에도 강원FC는 실무 논의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일방적인 기자회견을 강행하였다"고 덧붙였다.
춘천시는 경기 일정 조정 요청에 협조하지 않은 강원FC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춘천시는 "원활한 상반기 시설 개선 공사를 위해 K리그 하반기 홈경기 일정 조정을 강원FC에 지속 요청해 왔다"며 "그러나 강원FC는 '구단은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협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김병지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춘천시에서 홈경기를 개최할 때 관중 수, 시즌권 판매량, 경기장 관리 등 강릉시와 많은 차이가 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춘천시는 "ACL과 직접 관계되지 않는 관중 수, 시즌권 판매량, 경기장 관리 등을 비교한 것은 그간 강원FC 붐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춘천시와 시민들을 폄훼한 것이다"며 "이에 대해 김병지 대표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하며, 대표의 이러한 발언이 본심인 것 조차 의심되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강원FC의 이러한 행태는 도민 화합을 위한 구단의 모토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2017년 홈구장을 찾지 못하고 있던 강원FC를 위해 송암스포츠타운 종합경기장을 내어준 것은 춘천시와 춘천 시민이었다"고 했다.
춘천시는 ACLE 홈경기 개최를 위한 협의 의지가 분명하다고 했다. 춘천시는 "이와 같이 강원FC의 일방적인 발표임에도 불구하고 춘천시는 춘천 시민과 축구 팬들을 위하여 ACL 개최를 위한 실무협의에 임할 것이다"며 "강원FC 역시 성의 있게 협의에 임해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춘천시는 앞으로도 도민과 시민, 축구 팬의 입장에서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했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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