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KIA 41세 타격장인도 야구는 어렵고 짜증난다 ‘책임감 투철’[MD고척]

최형우/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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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41)의 올 시즌 타격 그래프는 예년과 좀 다르다.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다. 스프링캠프부터 충분히 몸을 만들고 실전에 늦게 들어가는 스타일이다. 시즌 개막 이후에도 4월부터 불꽃타격을 선보인 케이스는 많지 않았다.

최형우/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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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 최형우는 개막과 함께 불타올랐다. 개막 후 첫 10경기서 38타수 11안타 타율 0.289 2홈런 7타점이었다. 그런데 이후 서서히 타격감이 떨어지는 추세다. 최근 10경기와 올 시즌 25경기 애버리지가 일치하다. 94타수 23안타 타율 0.250 3홈런 20타점 14득점 OPS 0.764 득점권타율 0.313.

그래도 클래스는 영원하다. 2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연장 10회초에 키움 우완 조상우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감격적인 타격으로 툭 건드려 2타점 결승 중전적시타를 뽑아냈다. 여전히 최형우가 4번에 있는 것과 없는 건 큰 차이가 난다. 상대가 느끼는 무게가 다르다.

최형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감이 안 좋다. 만루이니 맞혀서(쳐서) 죽자 싶었다. 직구 타이밍에 맞췄는데 슬라이더와 와서 맞은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치라고 해도 못 칠 정도로 짜증난 상태”라고 했다.

KIA가 올 시즌 잘 나간다. 4월인데 승패 흑자 +11이다. 최형우는 “내가 못 쳐도 팀이 이기면 괜찮다. 그러면 다 잊고 ‘내일 잘 하자’ 하면 된다. 그런데 팀이 지면 현타가 확 온다. 아까도 2-0에서 2-2가 되니까 확 짜증이 나죠”라고 했다.

최형우는 진심으로 KIA만 잘 되면, 그리고 후배들이 잘 해서 팀이 잘 돌아가면 만족할 수 있다. 야구를 잘 하고 싶고 잘 하는 선수다. 그러나 1년 내내, 길게 보면 평생 자신이 KIA를 이끌 수 없다는 것도 아는 현실주의자다.

자신의 타격이 잘 안 되는데 팀까지 지는 게 최형우에겐 최악이다. 그럴 때를 대비해 뭐라도 하기 위해 늘 애를 쓴다. 최형우는 “책임감이죠. 이기면 상관없지만, 지면 그렇다”라고 했다. 그렇게 KIA의 1승을 책임졌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면 또 새로운 승부다. 최형우는 “공이 너무 안 맞는다. 젊었을 땐 빨리 올라간다. 그런데 이제 언제 올라갈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결승타 하나를 쳤다고 해서 자신의 타격감이 올라온 것도 아니고, 젊었을 때보다 운동능력이 떨어지면서 타격감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는 토로다.

최형우/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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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최형우의 뒤엔 2살 터울, 형 같지만 엄연히 사령탑인 이범호 감독이 든든히 버티고 있다. 그를 심적으로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다. 최형우는 “감독님과도 타격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한다. 이젠 기술적인 부분 외의 대화를 많이 한다”라고 했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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