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놀라운 이야기 중, 단언컨대 가장 놀라운 이야기...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 그를 향한 수많은 놀라운 이야기들이 있다. 

희귀병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된 이야기, 바르셀로나와의 냅킨 계약서 등등. 그런데 아직 공개되지 않은 놀라운 이야기가 있다. 이번에 공개된 이 이야기는 메시의 놀라운 이야기 중 가장 놀라운 이야기가 될 듯하다. 과정부터 결말까지, 정말 드라마틱하다. 이 이야기는 메시가 아르헨티나 연령별 대표팀에 발탁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이야기는 스페인의 '마르카'가 공개했다. '마르카' 역시 "이 이야기는 여러분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다"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그 내용은 이렇다. 

때는 2003년. 핀란드에서는 세계 최고의 유망주를 가리는 대회, U-17 월드컵이 열리고 있었다. 4강에서 빅매치가 성사했다. 유럽의 강호 스페인과 남미의 상장 아르헨티나가 격돌한 것이다. 두 팀은 치열한 승부를 펼쳤고,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스페인이 3-2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멋진 승부였다. 아르헨티나는 졌지만 스페인에 축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당시 아르헨티나 U-17 감독은 휴고 토칼리 감독이었다. 스페인 대표팀과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같은 호텔을 쓰고 있었고, 토칼리 감독은 스페인 대표팀을 축하해주기 위해 그들의 숙소로 왔다. 

그 순간 스페인 U-17 대표팀 선수 중 한 명이 토칼리 감독에게 말했다. 이렇게. 당돌하게.

"아르헨티나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스페인에게 진 것입니다."

무슨 말일까. 스페인 소년이 내뱉은 말의 의미는 아르헨티나가 이번 대회를 위해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같은 연령대 최고의 선수가 있는데,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그 친구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런 목소리를 낸 이는 스페인의 천재 미드필더라 불린 세스크 파브레가스였다. 그는 아르헨티나전에 2골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대회에서 5골을 넣으며 골든부트를 수상했고, 골든볼까지 석권했다. 스페인이 결승에서 브라질에 패배해 준우승을 거뒀음에도, 파브레가스는 대회 최고의 선수였다. 

그때 파브레가스의 소속은 라 마시아.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팀이다. 파브레가스가 토칼리 감독에게 추천한 선수는 라 마시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그렇다, 리오넬 메시였다. 

놀랍게도 그때까지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메시를 주목하지 못했다. 메시는 U-17 대표팀에 발탁된 적이 없다. 메시의 첫 연령별 대표팀 발탁은 2004년 U-20 대표팀이었다. 

U-17 월드컵 최고의 선수 파브레가스의 말은 신뢰감을 줬다. 토칼리 감독은 아르헨티나로 돌아와 바로 메시의 영상을 찾아봤다. 그는 놀랐다. 아차 싶었다. 토칼리 감독은 당시 아르헨티나 A대표팀 감독이었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에게 달려갔다. 한 손에 메시의 영상이 담긴 테이프를 들고. 

토칼리 감독은 비엘사 감독이 보는 앞에서 영상을 재생했다. 토칼리 감독의 마음이 급한 것이 보였던 것일까. 그렇게 생각했던 것일까. 비엘사 감독은 역사에 남을 만한 놀라운 발언을 했다. 당돌한 파브레가스의 추천도 놀랍지만, 이 스토리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이 바로 비엘사 감독이 메시 영상을 처음으로 보고 내뱉은 말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빨리 감기로 재생하지 말고, 정상적인 재생 상태로 틀어라."

토칼리 감독은 빨리 감기를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정상 속도로 영상을 틀었다. 비엘사 감독은 메시의 속도와 템포, 움직임을 보고 영상을 빨리 감은 것이라 착각한 것이다. 이후 어떻게 됐을까. 모두가 아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연령병 대표팀에 합류한 후 A대표팀까지 가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고, 아르헨티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다. 

[리오넬 메시와 세스크 파브레가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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