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투자자문업 서비스 ‘노크’…ELS 사태 후 수수료 수익 방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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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이어 NH농협 라이선스 취득 시도
고객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 제공 방점
특정상품 추천하는 판매중심 관행 개선

투자자문업은 개별 상품이 아닌 다수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데 방점이 있다./픽사베이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은행권이 고객 상황에 맞춰 복수 투자상품을 권유하는 ‘투자자문업’ 서비스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그간 시중은행은 창구에서 특정 투자상품을 권유하고 해당 상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를 거뒀지만,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후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은 투자상품 판매가 어려워졌다. 이에 이를 대체할 서비스를 물색 중이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투자자문업 라이선스 취득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컨설팅 업체 선정을 마무리했다. 만약 NH농협은행이 투자자문업 라이선스 취득시 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투자자문업 도입과 관련해 컨설팅을 받고 이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투자자문업은 개별 상품이 아닌 다수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데 방점을 둔다. 다수 투자상품을 제공하려면 고객 재산 상황이나 포트폴리오 구성 등 고객자산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투자자문 서비스 또한 자문에 따른 별도 수수료를 수취한다.

현재 은행 영업창구에선 고객에게 특정 투자상품 가입을 권하는데, 해당 관행은 저금리 기조하에 정착했다. 저금리 시절엔 고객도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당시 은행은 ELS 등 고위험 파생투자상품을 판매하고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이같은 판매 중심 영업방식에선 개별 자산 특성에 따라 투자위험이 커진다. 아울러 고객의 전반적인 재산이나 개별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특정 상품 위주로 집중 판매가 이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참여연대,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가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피해자들과 함께 2월 15일 감사원 앞에서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서를 제출했다./참여연대

일례로 홍콩H지수 ELS 사태에서도 기초자산인 홍콩H지수가 폭락하자, 시중은행에서 해당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도 수조원대 원금 손실을 입었다.

이후 은행 창구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고위험 투자상품을 판매하는데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은 ELS 판매를 중단한 상황이다.

여기서 나아가 금융당국은 금융사 판매 제도 관행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은행 등에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를 조건부로 허용하거나 판매사 성과평가지표(KPI)에 고객수익률을 연동하는 방안 등이 검토 중이다.

한국금융연구원 등 관계기관은 자문형 서비스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문형 영업은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과 투자자인 고객 간 관계에도 변화를 이끌 수 있다”며 “개별 상품 판매 방식에서는 영업인력 역할이 긴요하고 상당 비중을 차지하지만, 자문형 영업은 고객 포트폴리오 구성을 지원하기에 은행 상위 경영진 또는 전문가그룹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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