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총수 부재 위기…K-베이커리 날개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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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수출 실적 최대…농심•삼양식품 오너 해외 사업 위한 공장 증설 발표
프랑스, 영국 이어 이탈리아까지 유럽 사업 확대 앞둔 SPC, 글로벌 사업 위기
“대대적인 투자 필요한 해외 사업 오너 리더십 없이는 추진하기 어려워”

/S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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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황상욱 기자] K-푸드 열풍에 지난 달 라면 수출량은 2만3000톤(관세청 무역통계 자료)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증가하는 등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은 22일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현재 수출이 좋기 때문에 평택 포승이나 부산 녹산 등 기존에 확보된 부지에 수출 라면 전용 공장을 세우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삼양식품은 지난 6일 수출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경남 밀양에 ‘불닭볶음면’ 전용 공장인 2공장을 착공하며 공장 증설에 나섰다.

K-푸드의 세계화로 한국 식품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고조된 지금 이렇게 발 빠른 해외 사업 대응 전략을 펼칠 수 있는 것은 그룹 오너의 빠른 경영 판단과 추진력이 있어 가능한 것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는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통해 2004년부터 해외에 진출했으며 해외 10개국에 55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원조 K-푸드 기업’이다. K-푸드 열풍 가속화에 따라 올해는 SPC의 해외 사업 확대가 더욱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최근 사법 리스크로 인해 글로벌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SPC는 최근 공정위 과징금 행정소송과 계열사에 대한 저가 양도 배임 재판에서 승소하며 사법 리스크에서 한숨 돌리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부당노동행위와 관련된 이슈로 검찰로부터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4일 검찰은 황재복 SPC 대표이사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한 혐의로 구속하였고, 급기야 건강 문제로 검찰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중이던 허영인 SPC 회장을 체포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SPC그룹이 전 정부의 직접고용 명령에 따라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를 고용해 설립한 회사인 PB파트너즈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복수노조가 있는데, SPC그룹이 회사에 친화적인 한국노총 측 노조를 지원하고, 노조위원장에게 회사의 입장에 부합하는 인터뷰나 성명서를 발표하게 했다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2022년 4월 고용노동부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수사가 약 2년 가까이 진행되는 등 장기화 되고 있으며, 조사 과정에서 검찰은 SPC 본사를 비롯해 관계자들을 5차례에 걸쳐 압수수색하고, 다수의 임직원들이 소환되거나 구속되는 내용들, 그리고 회장이 언론에 고스란히 보도되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K-푸드 열풍을 확산시키는데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 발생되고 있어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매우 안타깝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24일 SPC 허영인 회장은 방한 중인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의 CEO이자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Mario Pascucci)와 만나 ‘이탈리아 내 파리바게뜨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 했다. 프랑스, 영국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파리바게뜨가 진출하게 될 기틀을 마련한 것인데, 이러한 해외 기업과의 협력관계 및 비즈니스 추진에 있어서는 그룹 총수의 결단과 협의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서, 파리바게뜨가 사우디아라비아 기업과 MOU를 체결하며 중동 시장에 K-베이커리 진출을 공식화하고 올해 준공을 앞둔 할랄 시장 공략 위한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 등의 해외 사업 추진도 모두 SPC 허영인 회장 리더십의 결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경영 체제가 사업적 결단이 필요한 부분들에 있어서 조금 더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글로벌 사업과 같이 대대적인 투자나 해외 기업과의 협업은 통상적으로 오너 리더십 없이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황상욱 기자 eye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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