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2932안타' 전설과 비유된 이정후, 193안타+타율 0.314 예측…美 현지 해설 극찬+언론 기대감 너무 뜨겁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타율 0.314, 614타수 193안타를 기록할 것"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는 29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맞대결에 중견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 훌륭한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2022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85득점 타율 0.349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로 펄펄 날아오른 이정후는 타격 5관왕(타율, 최다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과 함께 생애 첫 정규시즌 MVP 타이틀을 손에 넣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2023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정후는 지난해 발목 수술로 인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지만, 몸값에 영향은 전혀 없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직후 절반 이상의 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정도로 뜨거운 감자였다. 이번 빅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주목할 만한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 이정후에게는 매우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 결과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23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야수와 계약에 1억 달러가 넘는 돈을 쓴 것은 '프랜차이즈 스타' 버스터 포지 이후 처음이었다. 그만큼 이정후를 향한 기대감이 컸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초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이정후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초대형 계약을 맺자 '오버페이', '패닉바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좋지 않은 수식어가 사라지는데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물론 162경기의 긴 페넌트레이스를 경험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정후는 시범경기 13경기에서 12안타 1홈런 5타점 6득점 2도루 타율 0.343 OPS 0.911로 펄펄 날아올랐고, 우려는 기대감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정후는 29일 마침내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정규시즌 데뷔전이었기에 긴장을 했던 탓일까. 이날 한차례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지만, 전체적으로 인상적인 하루를 보냈다. 이정후는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미·일 통산 196승'의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3구만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며 경기를 출발했다. 그리고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3회초 1사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다시 한번 다르빗슈와 맞붙었고, 6구 승부 끝에 93마일(약 149.7km) 싱커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이 타구는 무려 100.4마일(약 161.6km)의 속도로 뻗어나갔는데, 좌익수 직선타로 연결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첫 안타가 나오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정후는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르빗슈의 6구째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에 형성된 94.8마일(약 152.6km) 싱커를 받아쳤다. 그리고 이 타구는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되면서 이정후는 세 타석에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여기서 다소 아쉬운 장면도 나왔다. 리드가 길었던 이정후가 다르빗슈의 견제에 걸려든 것.

이 실수를 이정후는 네 번째 타석에서 제대로 만회했다. 이정후는 2-2로 팽팽하게 맞선 7회초 1사 2, 3루에서 샌디에이고의 바뀐 투수 마쓰이 유키의 5구째 92마일(약 148.1km) 포심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내밀었고,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는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3타수 1안타 1타점의 성적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팀의 승리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첫 안타와 타점을 생산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7회 마쓰이 유키를 상대로 이정후가 희생플라이를 만들어내자 'MLB 네트워크'의 해설자 마크 그랜트는 "마쓰이가 좋은 공을 던졌지만, 저 높은 공을 이정후가 아름다운 레벨 스윙으로 받아쳤다"며 이정후의 타격 매커니즘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하지만, 현지 언론의 기대감은 매우 큰 모양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29일 샌프란시스코 구단에 대한 10가지 예측을 늘어놓았는데 이정후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매체는 "이정후가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할 것이고, 타격왕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측은 모두가 했다. 대신 완벽한 수치를 예상해 보겠다"며 "이정후의 정확한 타율은 0.314, 구체적인 성적은 614타수 193안타를 기록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를 올 봄에 보는 것이 즐거웠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타율 0.343을 기록했고, 삼진보다 볼넷이 많았다. 이것만으로도 훌륭하지만, 이정후가 몇몇 아웃을 당한 타구에서 얼마나 강한 타구를 날렸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정후는 때때로 팬들을 미치게 할 2루 땅볼을 칠 것이다. 그러나 이건 이정후가 원래 그러한 접근법을 가진 타자다. 어쨌든 이정후는 타구를 수비수가 없는 곳으로 잘 보낼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이정후를 리 윌리 킬러(Lee Willie Keeler)라고 부르면 된다"고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윌리 킬러는 지난 1892년 뉴욕 자이언츠에서 데뷔하는 등 1910년까지 19시즌 동안 2123경기에 출전해 2932안타 145홈런 타율 0.341 OPS 0.802의 성적을 남긴 선수. 타율에서 알 수 있듯이 정교함이 매우 뛰어났다. 윌리 킬러는 '안타를 잘 치려면 어떻게 쳐야 하느냐'는 질문에 '수비수가 없는 곳으로 치면 된다(Hit 'Em Where They Ain't)'는 말을 남겼는데, 이정후를 메이저리그의 전설에 비유한 것이다.

이정후는 시범경기와 마찬가지로 데뷔 첫 경기부터 안타를 생산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제는 이 분위기를 이어갈 때. 이정후는 29일 샌디에이고 선발 조 머그스로브를 상대한다. 머스그로브는 메이저리그 통산 188경기에 등판해 60승 57패 평균자책점 3.75의 커리어를 이어가는 중. 올 시즌에는 서울시리즈에서 2⅔이닝 5실점(5자책)으로 평균자책점 16.88을 기록하고 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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