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고금리로 9년 만에 적자…오화경 중앙회장 “급증한 이자비용 올해 하락세”

  • 0

지난해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1.3조 증가해
부동산 침체에 기업대출 연체율 5.12%p ↑
“부동산PF 정리 속도내서 담보 매각해야”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오른쪽에서 첫 번)이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교육투자원에서 설명회를 가졌다./구현주 기자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오른쪽에서 첫 번)이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교육투자원에서 설명회를 가졌다./구현주 기자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지난해 고금리로 인한 이자비용 급증으로 9년 만에 당기순손실을 냈다. 순손실 규모는 5559억원에 달한다.

21일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이와 관련 서울 여의도 금융교육투자원에서 설명회를 가졌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업계 실적은 지난해 저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1분기엔 가중평균금리가 1%p(포인트) 이상 낮아지는 등, 이자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기순손실에도 저축은행업계는 자기자본이 전년 대비 3000억원 증가했으며,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적자의 주요 원인은 비용 증가다. 먼저 2023년 이자비용이 5조3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배 급증했다. 이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저축은행이 유동성 대응을 위해 고금리 수신을 대거 유치한 여파다.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1조1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은 주로 1년 정기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을 대상으로 고정금리 대출을 내준다”며 “수신금리가 올라가도 대출고객에게 바로 전가가 안 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실대출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023년 3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3000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금융당국이 전 금융권에 대손충당금 확충을 요구했으며, 저축은행업계 연체율도 올라서다.

저축은행업계 연체율 추이./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업계 연체율 추이./저축은행중앙회

2023년 말 기준 저축은행업계 연체율은 6.55%로 전년 말 대비 3.14%p 상승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대출 연체율 증가가 컸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8.02%로 전년 말 대비 5.12%p나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5.01%로 전년말 대비 0.27%p 상승했다. 저축은행업계는 매각, 상각, 채무조정 등으로 가계대출 연체율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오 회장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연체율 25%를 고려하면 현 연체율은 높은 것이 아니다”며 “대개 저축은행업계 연체율은 10% 중반대인데, 그간은 코로나19로 유동성이 풍부해 연체율이 유독 낮아졌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업대출 연체율을 낮추기 위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의 빠른 조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업계 기업대출은 대부분 담보대출인데, 현재 이 담보를 매각할 시장이 없다”며 “주춤한 부동산 PF 사업장 정리를 빨리 진행하고, 담보 매각을 받아줄 시장을 확대해서 정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가운데)이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교육투자원에서 설명회를 가졌다./구현주 기자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가운데)이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교육투자원에서 설명회를 가졌다./구현주 기자

지난해 저축은행업계는 총자산이 12조원 감소했다. 먼저 보수적인 대출 취급 기조로 여신 자산은 2023년 말 대비 104조원으로 전년 대비 11조원(9.6%) 줄었다. 수신자산은 107조원으로 전년 대비 13조원(10.9%) 감소했다.

자기자본은 작년 말 기준 14조8000억원으로 1년 동안 3000억원 늘었다. 이는 저축은행업계가 증자 등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서다.

자본 확충으로 자기자본 지표인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은 작년 말 기준 14.35%로 전년 말 대비 1.20%p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유동성비율 또한 192%로 법정기준(100%) 대비 92.07%p를 초과했다.

오 회장은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리스크 증가, 경기회복 둔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시장안정화 시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빠른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비용절감과 시장상황 변화에 맞는 신규영업 등으로 경영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적극 추진 중이다”고 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