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뻘쭘하지 않니?"…'동병상련'과 함께, 부산토박이의 LG 적응기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윤)호솔이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습니다"

김유영은 지난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초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김유영은 2016시즌부터 출전 기회를 늘려가기 시작, 2017시즌 40경기(48⅔이닝)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하며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좋은 흐름은 이어지지 못했다. 김유영은 2020-2021시즌 합계 38경기에서 26이닝을 던지는데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 4월 8홀드 평균자책점 2.38로 '깜짝' 활약하더니, 68경기(51이닝)에 등판해 6승 2패 13홀드 평균자책점 5.65로 대부분의 지표를 새롭게 작성했다.

LG는 FA(자유계약선수) 박동원과 4년 총액 65억원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보상선수로 김대유를 내주게 돼 좌완 불펜 자원이 공백이 생기자, 롯데와 4년 총액 80억원의 계약을 맺은 유강남의 보상선수로 김유영을 지명했다. 부산에서 태어나,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김유영은 처음으로 고향을 떠나게 됐다.

롯데가 아닌 새로운 팀에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기분은 어떨까.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김유영은 "10년째 야구를 하고 있지만, 어디서든 똑같은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긴장을 하고 있다"면서 "사실 아직 (이적이) 와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산에서만 생활했던 김유영에게 LG는 낯선 곳이었다. 친분이 있는 선수도 많지 않았다. 김유영은 "지금 선수들과 친해지는 단계인 것 같다"며 '그중에서도 누구랑 친하느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같은 처지에 놓인 (윤)호솔이와 서로 많이 의지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김유영과 마찬가지로 윤호솔은 FA를 통해 한화로 이적한 채은성의 보상선수로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유영은 "호솔이와는 '괜찮냐. 지금 상황이 뻘쭘하지 않느냐'는 등의 대화를 통해 공감을 나누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유영은 프로 통산 197경기 중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것은 단 한차례에 불과하다. 하지만 염경엽 LG 감독은 현재 김유영을 5선발 후보로 점치고 있다. 선발 경험이 많지 않지만 체력은 충분하다고 판단, 스프링캠프에서 김유영의 퍼포먼스를 본 후 보직을 결정할 전망이다.

김유영은 "선발로 준비를 한다고 비시즌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2017년 선발로 등판했을 때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는데, 결과가 좋았다. 야구가 모두 숫자이고, 숫자로 들어가는 순간 선수는 무너진다고 생각한다. 수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LG는 롯데와 달리 최근 꾸준히 가을 무대를 밟고 있는 강팀. 김유영 또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다. 그는 "2017년 롯데에서 3위를 하면서 가을야구를 했는데, 엄청 재밌었다. 그에 대한 회상을 하면서 행복하고 설레는 오프시즌을 보냈다"고 기대했다.

2023시즌에 대한 자신감은 확실하다. 김유영은 "잠실구장이 크고, LG의 센터라인 수비는 강하다. 선수로서는 야구를 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며 "2023시즌이 자신 있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LG 트윈스 김유영. 사진 = 인천공항 absolute@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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