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출신 20홈런 포수와 2021 출루왕…염걀량의 게임체인저, LG 대권의 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라인업을 15개 정도 짰다.”

LG는 타격의 팀이다. 지난 27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염경엽 감독은 기본적으로 토종 3~5선발과 역전승을 위해 필요한 롱릴리프 1~2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타선과 수비포지션 운영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구상도 거의 마쳤다.

우선 LG는 강한 필승계투조가 있다. 염경엽 감독은 선발이 무너질 때 2~3이닝을 버틸 롱릴리프 2명이 있으면 3~4점차도 극복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이 과정에서 7~8번 타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상위타선과 중심타선은 국가대표급으로 검증이 끝난 상태다.

염 감독은 “7~8번이 장타가 있거나, 애버리지가 좋으면 역전승을 많이 한다. (이)재원이와 (박)동원이가 스리런, 투런을 쳐주면 상대도 경기하기 까다로울 것이다”라고 했다. 올 시즌 주전 1루수로 밀어붙일 이재원의 거포 잠재력 폭발과 키움 시절 20홈런을 친 박동원의 장타력 유지를 기대했다.

박동원은 2021시즌 22홈런, KIA로 옮긴 2022시즌에는 18홈런을 쳤다. 2년 연속 20홈런에 실패했지만, 시즌 막판 몰아치는 맛을 보여줬다. 고척만큼 투수친화적인 잠실에서 다시 20홈런을 치고, 이재원마저 힘을 내면 LG 하위타선이 중심타선과 상위타선 사이에서 시너지를 내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계산. 다시 말해 박동원과 이재원에게 게임체인저가 되길 기대하는 것이다. 강한 불펜과 결합, 역전승을 많이 만들어내면 팀 분위기도 올라갈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선발진이 중요하지만, 매 경기 선발투수가 이기는 흐름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외야는 홍창기가 게임체인저다. 염 감독은 “올 시즌 외야는 좌익수 홍창기, 우익수 딘, 지명타자 김현수”를 생각하고 있다. 주전 중견수는 당연히 박해민. 여기에 상황에 따라 문성주가 외야를 보면서 지명타자 로테이션을 할 계획이다.

홍창기는 그동안 우익수를 많이 봤다. 그러나 송구능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염 감독은 “창기가 우익수로 들어가면 (상대 단타에)1루에서 3루를 쉽게 내준다. 한 베이스 더 가게 하는 것 아닌가. 난 그게 싫다. 창기가 살아나야 하는데, 좌익수로”라고 했다.

홍창기는 2021시즌 출루율 0.456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022시즌 출루율은 0.390으로 추락했다. 애버리지도 0.328서 0.286으로 떨어졌고, 볼넷은 109개서 59개로, 도루는 23개서 13개로 급감했다. 딘 영입으로 입지가 축소될 위기지만, 염 감독은 김현수에게 주로 지명타자를 맡기면서 홍창기의 부활을 유도하려고 한다. 박해민과 홍창기의 테이블세터 시너지를 쉽게 포기하긴 어렵다.

김현수가 지명타자보다 수비를 하는 걸 선호한다. 그러나 염 감독은 김현수에게 지명타자와 좌익수를 번갈아 맡길 계획이다. 홍창기도 우익수로 들어가는 날도 있을 것이다. 박해민=중견수를 제외하면, 코너 외야와 지명타자는 여러 조합이 가능해 보인다.

염 감독은 9월 아시안게임 기간 주전 공백, 장기적으로 LG 야수진의 미래를 위해 이재원, 송찬의, 손호영이 기량을 만개하길 기대했다. 이들이 각종 루틴을 만드는 시즌이 돼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대권에 도전하는 팀인 만큼, 홍창기의 부활과 포지션 이동, 박동원의 연착륙 등이 좀 더 중요해 보인다.

[박동원(위), 홍창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