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와 플럿코의 전투력을 가을야구까지...염갈량의 결론, LG의 청사진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매번 5이닝 이상, 100개씩 던졌다. 그랬더니 조금 쉬어도 포스트시즌서 힘을 못 썼다."

염경엽 감독을 선임해 1994년 이후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재도전하는 LG. 최대변수와 과제는 역시 마운드다. 염경엽 감독은 작년 가을 부임 후 팀을 분석해보니 타선은 완성형에 가까우니, 마운드를 어떻게 채우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LG 마운드는 고우석 이정용 정우영이 이끄는 필승계투조가 리그 최강이다. 케이시 켈리, 아담 플럿코의 원투펀치도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이들은 꾸준히 제 몫을 하는, 애버리지가 좋은 선발과 불펜의 핵심 얼굴들이다.

문제는 3~5선발과 롱릴리프라는 게 염경엽 감독 시각이다. 염경엽 감독은 27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켈리와 플럿코가 항상 5이닝 이상, 100개씩 던졌다. 매번 나갈 때마다 그랬다. 그랬더니 조금 쉬어도 포스트시즌서 힘을 못 썼다"라고 했다.

실제 켈리와 플럿코는 지난 시즌 27~28경기에 꾸준히 나갔고, 166.1이닝, 162이닝을 소화했다. 토종 3~5선발이 완전히 않은데 플럿코가 키움과의 플레이오프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염 감독은 켈리와 플럿코가 페넌트레이스서 이미 100%의 힘을 썼으며, 시즌 막판 잠깐 쉬었다고 해서 완전히 회복될 수 없었다고 봤다. 80~90%의 힘만 쓰고 쉬었다면 포스트시즌서 더욱 압도적인 투구를 했을 것이라는 게 염 감독 견해다.

즉, 켈리와 플럿코가 100%의 힘을 페넌트레이스 싸움에서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은, 결국 3~5선발이 약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염 감독은 "85~90%의 에너지만 써야 쉬어도 시즌 개막하는 느낌으로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작년을 분석해보면, 3~4~5 선발이 1~2선발을 어떻게 받쳐주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김윤식이 토종 핵심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그러나 염 감독은 "아직 풀타임을 해본 적이 없다"라고 했다. 애버리지가 확실치 않다는 의미. 염 감독은 4선발로 이민호를 사실상 내정했고, 5선발은 김유영 등 후보군들의 경쟁력을 스프링캠프에서 지켜본 뒤 결정할 예정이다. 최악을 대비, 염 감독은 "최소 6~8번 선발까지 만들어놔야 한다"라고 했다.

비슷한 의미로 롱릴리프와 필승계투조의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더구나 9월 말에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열린다. LG 마운드 핵심이 줄줄이 나갈 가능성이 크다. 염 감독은 "우리는 타선이 되는 팀이다. 선발이 무너질 때 롱릴리프가 받쳐주면 경기후반 3~4점차를 극복하는 경기를 펼칠 수도 있다. 그러면 또 뒤에 필승조가 받칠 수 있다. 정우영 이정용 고우석을 받쳐줄 3명의 불펜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LG는 그래서 애리조나에 투수를 넉넉히 데려간다. 신인으로는 사이드암 박명근까지 넣었다. 염 감독은 "우리는 지금 타격의 팀이다. 7~8번 타순에서 장타를 쳐주거나 애버리지가 좋으면 역전승을 많이 할 수 있다. 롱릴리프가 선발이 무너질 때 2~3이닝을 던져줘야 한다. 두 명 정도 필요하다"라고 했다. 염 감독이 애리조나에서 마운드 리툴링과 함께 정상을 향한 청사진을 제시하려고 한다.

[염경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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