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BNK 이소희가 WKBL 최고가드 반열에 올랐다.

올 시즌 임팩트만 보면 그렇다. 각광받았던 키아나 스미스(삼성생명)에게 영양가에선 한 수 위다. 나아가 오랫동안 탑 레벨을 유지한 박혜진(우리은행)에게도 뒤진다고 보기 어렵다. 허예은(KB), 신지현(하나원큐) 등 좋은 가드가 많다. BNK에도 안혜지라는 확실한 1번이 있다.

그러나 임팩트 측면에서 이소희가 확실히 눈에 띈다. 우선 박정은 감독이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안혜지와의 역할분담을 확실하게 했다. 볼 핸들링을 거의 하지 않고 2~3번 역할에 집중한다. 그리고 공을 잡으면 넥스트 플레이가 상당히 빠르고 효율적이다.

특유의 힘 있는 림 어택과 정확한 3점포를 겸비했다. 그리고 스크린을 받고 움직이면서 생산력을 높인다. 2대2 옵션은 사실상 배제했지만, 의도적인 측면도 있다. 여기에 미드레인지 게임까지 되기 시작했다. 야투율을 높이고, 공격옵션이 늘어나면서 수비의 선택을 강요하는 효과가 있다. 그렇다고 패스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안혜지처럼 번뜩이는 패싱센스가 없을 뿐이다.

누구와 매치업 되든 자신의 플레이를 해낸다. 키아나 스미스든 강유림이든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한다. 넥스트 플레이가 빠르고 간결하기 때문에, 팀 공격 밸런스를 깨지도 않는다. 또한 공수에서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준급 수비력을 뽐낸다. 박혜진을 잇는 공수겸장 특급가드로 거듭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BNK가 이날 삼성생명을 상대로 역전할 때, 이소희의 영양가 높은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 BNK는 1~2쿼터에 근소하게 밀렸다. 삼성생명은 배혜윤이 코로나19로 빠졌지만, 스몰라인업의 강한 활동량과 스페이싱, 거기에 따른 외곽포로 BNK를 거세게 몰아쳤다. 이 과정에서 키아나 스미스는 기복은 있지만, 여전히 좋은 기량을 과시했다.

그러나 BNK가 3쿼터에 흐름을 바꿨다. 3-2 지역방어가 통했다. 하프라인에서 존 프레스를 하다 지역방어로 이어가며 삼성생명의 공 흐름을 최대한 지연시켰다. 여기에 스미스가 아무래도 지역방어가 생소할 수밖에 없다. 시야가 넓지만, 공 처리가 늦는 경우도 있었다. BNK는 이때 이소희와 김한별을 앞세워 주도권을 잡았다.

스미스는 좋은 가드인데, 아무래도 몸 싸움에 약한 측면도 있다. 림 어택을 할 때 BNK가 강하게 몸싸움을 하자 수비를 피해 슛을 시도하느라 정확성이 떨어졌다. 18점을 올렸으나 2점슛 11개를 시도해 3개 적중에 그쳤다.

반면 이소희는 36분56초간 3점슛 4개 포함 25점을 올렸다. 야투성공률이 아주 높은 건 아니었지만, 임팩트에선 스미스에게 한 수 위였다. 왜 올 시즌 최고 가드인지 입증했다. 김시온도 3점슛 4개 포함 16점으로 좋은 활약을 했다.

부산 BNK 썸은 28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 홈 경기서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를 74-65로 이겼다. 7승2패로 선두 우리은행에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두 팀은 내달 1일 부산에서 2라운드 맞대결을 갖는다. 우리은행이 극강이지만, 현 시점에서 우리은행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팀이 BNK다. BNK가 승리할 경우 단독선두를 탈환한다. 삼성생명은 6승4패로 3위.

[이소희.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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