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호, “제 인생 수비요? 울산 원정 이동준 헤딩 슛 막은 거죠”

[마이데일리 = 전주 이현호 기자] K리그 MVP후보인 전북 주장 홍정호(32)가 울산현대 원정 경기를 돌아보며 “인생수비”라고 표현했다.

전북현대는 5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최종전에서 제주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승점 76이 된 전북은 2위 울산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우승을 확정했다. K리그 5년 연속 우승이면서 통산 9회 우승이다. 모두 최초 기록이다.

전북의 우승 시상식이 끝난 뒤 전북 수비수 홍정호가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홍정호는 “일주일 동안 잠을 못 잤다.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선수들이 우승을 하자는 목표가 있었다. 의지가 잘 보였다. 감독님도 경기 전에 ‘이번주 준비 잘해서 별 말 안 하겠다’라고 했다. 부담은 됐지만 이길 자신이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주장 부임 첫 시즌에 챔피언에 등극했다. “시즌 초에 코칭스태프, 선수단 투표로 제가 주장이 됐다. 이전에 (이)동국이 형의 역할과 비교해서 제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매경기 열심히 하다보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다. ‘동국이 형 반만 하자’고 했다. 제가 놓친 부분을 (최)철순이 형, (이)용이 형이 잘 잡아줬다. 주장 첫 시즌 치고 잘 마무리한 거 같다”라고 답했다.

홍정호는 우승을 확정 짓고 눈물을 쏟았다. “감독님 얼굴을 보고 울음이 나왔다. 시즌 중반에 고비가 있었다. 마지막에 우승하고 부담을 떨친 의미였다”라고 들려줬다. 또한. MVP 후보에 오른 그는 “멋지게 차려 입고 시상식 가겠다. 매경기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 그렇게 하니 모든 분들이 좋게 봐줬다. 인생 수비도 나왔다. MVP 후보까지 올랐다. 좋은 기회인 만큼 꼭 한 번 받고 싶다”라고 욕심을 내비쳤다.

본인을 제외한 최고 수훈선수에 대해서는 “모든 선수가 잘했다. (백)승호를 주고 싶다.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점차 전북의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최)영준이가 부상으로 나간 자리를 잘 메워줬다. 중심을 잘 잡았다. 수비, 공격 역할이 잘됐다”라고 대답했다.

홍정호에게 올 시즌 인생 수비 장면을 뽑아 달라 했다. 그는 “울산 원정경기 마지막에 이동준 선수 헤딩슛을 막은 게 기억에 남는다. 거기서 실점했다면 우승을 못할 뻔했다”라고 했다. 우승 DNA를 두고는 “우승해본 선수들이 많아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았다. 하나하나 모이다 보니 큰 힘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팀 분위기가 바뀐 계기는 “중간에 3연패 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성남 원정에서 구스타보가 4골을 넣고 ACL을 치르러 해외로 떠났다. 그 계기로 ACL 조 1위가 됐고, 리그 성적까지 좋아졌다. 성남전에서 구스타보의 4골 활약이 분위기 반전 계기가 됐다”라고 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현대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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