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팬들, 산투 두고 갑론을박…“아무도 원치 않던 감독”

[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추락 속도가 심상찮다. 영국 현지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모양새다.

EPL 2021-22 시즌 개막 직후 세 경기 연속 승리하며 선두를 달리던 토트넘의 랭킹은 현재 7위로 내려앉았다. 현지시간 19일 첼시전에선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출전에도 불구하고 0대 3으로 대패했다.

첼시전 직후 영국 토트넘 팬들 사이에선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토트넘 감독에게 원망의 화살을 돌리는 듯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신을 ‘토트넘 팬 제임스’라고 밝힌 한 영국 남성은 이날 영국 스포츠 전문 방송 토크스포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산투 감독은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서 온 게 아니었다”면서 “그는 완전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토트넘은 지난 7월 산투 감독 영입에 앞서 ‘감독 모시기’ 과정에서 상당한 진땀을 흘렸다.

토트넘은 지난 4월 시즌 도중 조세 무리뉴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두 달 반가량 감독 자리는 비어 있었다. 이 시기, 여러 인물이 토트넘의 영입 제안을 거절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토트넘은 체면도 구겼다.

같은 방송에서 ‘로이’라는 이름의 팬은 이날 경기를 직관했다며 “토트넘을 응원하는 게 내 인생 최대 불운”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투 감독에게 화가 난 나머지 경기장을 일찍 떴다”고 했다.

이어서 또 다른 토트넘 팬 ‘데이비드’는 “극악무도한, 악마같은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온라인에선 한층 더 가혹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토트넘은 감독이 없는 모양”이라거나 “산투 감독이 토트넘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글들이 그나마 수위가 낮은 코멘트다.

자신을 ‘아스날 팬인 잉글랜드인’으로 소개한 트위터 이용자 ‘칼’은 “산투 감독은 토트넘이 수 년간 갖고 있었던 문제를 다룬지 5분밖에 되지 않은 셈”이라면서도 “이날 선수진 자체가 손흥민을 제외하고는 총체적 난국이었다”고 썼다. 그는 “해리 케인을 팔아 돈을 챙겼어야 했다. 토트넘은 현재 그렇게 하지 않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경기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스날 팬으로 알려진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현 상황은 축구 팬들의 ‘냄비 근성’을 보여준다”면서 “두 경기 전만 해도 여러 전문가들이 ‘토트넘이 기반을 잘 다진 것 같다’고들 분석했다. 그런데 지금은 ‘팀이 엉망이 됐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사진 = AFPBBNews, TalkSport]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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