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주 심경고백 "26년 타지생활, 음식·성격 전부 달라…난 이방인" [전문]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방송인 서정희(59)의 딸 변호사 겸 방송인 서동주(38)가 한국 생활에 대한 속내를 고백했다.

서동주는 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2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타지 생활을 하다가 호기롭게 돌아온 내 고향 서울에서의 생활은 만만치가 않다"며 "외국에 오래 있었던 사람치고 한국말도 잘하고 한국에 가족과 친구들도 몇 있으니 별 고민 없이 돌아왔는데 예상외로 다양한 벽을 넘어야 했다"면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음식이 제일 문제"라는 서동주는 "하긴, 중학교 때 처음 유학을 가서 십 대 내내 샐러드, 피넛버터 젤리 샌드위치, 그리고 파스타만 먹고 자란 나였다. 추석이나 크리스마스 땐 크랜베리 소스를 곁들인 칠면조 구이를 먹고 컸다"며 "그러다 보니 아직까지도 홍어, 장어, 닭발, 곱창, 육회, 간장게장, 산낙지, 소머리국밥 등등 시도할 엄두도 못 낸 한국 음식들이 많다"고 털어놨다.

"성격도 그렇다"고 고백했다.

서동주는 "나는 본성이 꽤나 내향적인 사람이라 웬만하면 상대방에게 맞추는 편이었는데 미국에 도착해서는 큰소리로 내 의견을 내고 의견이 다른 친구들과는 치열하게 논쟁을 벌여야 하다 보니 커가면서 성격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아메리칸 사회'에서는 강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면 단순히 '조용한 아이'가 아니라 '의견이 없는 아이'로 낙인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면서 서동주는 "이렇듯 늘 강하게 나의 의견을 어필하는데 익숙해진 나였기에 한국에 돌아와서는 (특히 직장에서) 자기주장이 유난스럽게 강한 여자로 인식되었다. 뭐, '호락호락하지 않은 여자'라는 이미지는 일할 때만큼은 참 편해서 개인적으로는 좋은 현상이라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서동주는 "음식도 성격도 문화도 전부 다르게 느껴지는 나의 고향 서울에서 나는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며 "외국에 나가서도 이방인이었는데 고향에 와서도 역시나 나는 이방인이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내가 고향에서조차 이방인이라는 사실이 좀 섭섭하기까지 했다. 도대체 나는 어딜 가야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인지 답답하기도 하다"면서도 서동주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온전히 나의 집'이라는 느낌을 주는 장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는 것.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때, 새로운 직장에서 새로운 직장 동료들을 겪을 때,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갈 때, 하다못해 가족이지만 마음이 맞지 않는 가족들과 살아가야 할 때도. 우린 어쩌면 '부분적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라며 서동주는 "그래,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이들도 필히 '부분적 이방인'으로 살아갈 테지. 이렇게 결론짓고 나니 차라리 마음은 편하다"는 말로 글을 마쳤다.

한편 서동주는 SBS '골 때리는 그녀들' 등 여러 예능에서 활동 중이다.

▲ 이하 서동주 인스타그램 전문.

2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타지 생활을 하다가 호기롭게 돌아온 내 고향 서울에서의 생활은 만만치가 않다. 외국에 오래 있었던 사람치고 한국말도 잘하고 한국에 가족과 친구들도 몇 있으니 별 고민 없이 돌아왔는데 예상외로 다양한 벽을 넘어야 했다.

음식이 제일 문제다.

하긴, 중학교 때 처음 유학을 가서 십 대 내내 샐러드, 피넛버터 젤리 샌드위치, 그리고 파스타만 먹고 자란 나였다. 추석이나 크리스마스 땐 크랜베리 소스를 곁들인 칠면조 구이를 먹고 컸다. 그러다 보니 아직까지도 홍어, 장어, 닭발, 곱창, 육회, 간장게장, 산낙지, 소머리국밥 등등 시도할 엄두도 못 낸 한국 음식들이 많다.

성격도 그렇다.

나는 본성이 꽤나 내향적인 사람이라 웬만하면 상대방에게 맞추는 편이었는데 미국에 도착해서는 큰소리로 내 의견을 내고 의견이 다른 친구들과는 치열하게 논쟁을 벌여야 하다 보니 커가면서 성격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메리칸 사회’에서는 강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면 단순히 “조용한 아이”가 아니라 “의견이 없는 아이”로 낙인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늘 강하게 나의 의견을 어필하는데 익숙해진 나였기에 한국에 돌아와서는 (특히 직장에서) 자기주장이 유난스럽게 강한 여자로 인식되었다. 뭐, ‘호락호락하지 않은 여자’라는 이미지는 일할 때만큼은 참 편해서 개인적으로는 좋은 현상이라 받아들이고 있다.

음식도 성격도 문화도 전부 다르게 느껴지는 나의 고향 서울에서 나는 이방인으로 살아간다.

외국에 나가서도 이방인이었는데 고향에 와서도 역시나 나는 이방인이다.

처음에는 내가 고향에서조차 이방인이라는 사실이 좀 섭섭하기까지 했다. 도대체 나는 어딜 가야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인지 답답하기도 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온전히 나의 집’이라는 느낌을 주는 장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때,

새로운 직장에서 새로운 직장 동료들을 겪을 때,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갈 때,

하다못해 가족이지만 마음이 맞지 않는 가족들과 살아가야 할 때도…

우린 어쩌면 ‘부분적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래,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이들도 필히 ‘부분적 이방인’으로 살아갈 테지.

이렇게 결론짓고 나니 차라리 마음은 편하다.

[사진 = 서동주 인스타그램]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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