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자신만만. 에스파의 'Next Level'이 그렇다. 곱씹으면 곱씹을 수록 자신감이 배어난다. 누가 뭐래도 가수도 SM도 모두 당차게 제 갈 길을 간다.

에스파의 'Next Level'은 영화 '분노의 질주: 홉스&쇼'의 OST 'Next Level'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원곡이 주는 짜릿함과 벅참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Check it out, check it out, check it out'이 '제껴라, 제껴라, 제껴라'가 되는 것도 리메이크곡이기에 찾을 수 있는 재미다.

SM의 자신감 역시 빛난다. 음악과 세계관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Next Level'에는 에스파가 아바타 'ae'와의 'SYNK'를 방해하고 세상을 혼란에 빠트린 'Black Mamba'를 찾기 위해 'KWANGYA'로 떠나는 여정이 충실히 담겼다.

특히 랩 파트에서는 압축시킨 세계관을 거침없이 풀어 놓는다. 에스파는 'Black Mamba가 만들어낸 환각 퀘스트', 'aespa, ae를 분리시켜놓길 원해 그래', 'naevis 우리 ae, ae들을 불러봐', 'aespa의 Next Level "P.O.S"를 열어봐'라는 직설적인 가사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한다. 그리고 이는 '분홍색 피'가 흐르는 SM타운의 '시민'들을 결집시킨다.


이러한 확고한 아이덴티티가 있기에 오랜만에 선보이는 SMP(SM Music Performance)가 반갑다. 동방신기의 '오정반합', 엑소의 'MAMA' 등이 남긴 강렬한 퍼포먼스와 난해하고 독특한 가사의 흔적을 엿보는 것은 즐거움을 준다. 소녀시대의 'I GOT A BOY'처럼 곡과 곡이 만나 새로운 곡이 탄생하는 '하이브리드 리믹스'가 뚜렷하게 느껴진다.

당연하게도 유영진 프로듀서의 색깔이 물씬 묻어난다. 세계관으로 꽉 채운 가사와 버라이어티한 곡 진행은 그의 지문과도 같다. 이는 원곡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전환되는 브릿지 파트에서 정점을 찍는다. 그리고 여러 곡을 들은 것 같은 착각을 낳는 변화무쌍한 멜로디를 하나로 합치는 것은 에스파의 몫이다. 강렬한 보컬과 그루비한 랩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뮤직비디오에서 'nævis, Calling'이라는 부름과 함께 등장하는 'ae 에스파'는 아직 멋쩍고 낯설다. 그러나 멤버들과 교차되는 'ae 에스파'는 분명 세계관을 관통하는 중요한 요소다.

SM과 에스파의 세계는 이미 확고히 구축됐다. 'Next Level'을 들었다면 순응하고 함께 'KWANGYA'로 향할 일만 남았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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