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선발진 리모델링의 시간이 다가온다, 반전이 있다면[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승호가 온다고 해서…"

키움이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처진 이유 중 하나가 선발진의 난맥상이다. 전체적으로 경쟁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9일까지 선발 평균자책점 4.82로 5위, 퀄리티스타트 7회로 최하위, 149⅓이닝으로 최다이닝 4위다. 기본적으로 조쉬 스미스의 퇴출, 이승호의 팔꿈치 통증으로 어수선했다.

여기에 2년만에 선발진에 합류한 안우진이 성장통을 겪었다. 최원태는 기복이 있었다. 한현희와 김정인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압도적이지도 않다. 에이스 에릭 요키시도 작년처럼 압도적인 투구와 거리가 있다.

그런데 기존 요키시-안우진-한현희-최원태-김정인에 제이크 브리검과 이승호가 곧 합류한다. 이승호는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빌드업을 하고 있다. 홍원기 감독에 따르면 1~2차례 더 투구하면 1군에 올라온다.

브리검은 13일 정오에 자가격리가 끝난다. 홍 감독은 이미 브리검을 곧바로 1군에서 선발투수로 쓰겠다고 했다. 대만에서 4월 한 달간 실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결국 키움 선발진은 5월 중순부터 7선발 구성이 가능하다. 누군가 불펜으로 이동하거나, 6선발을 하거나, 요즘 유행하는 탠덤을 시도할 수도 있다.

홍원기 감독은 말을 아낀다. 아직 이승호와 브리검의 정확한 복귀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 단, 브리검과 이승호가 합류해도 선발 경험이 적은 김정인이 무조건 불펜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단정하지 않았다. 불펜 경험이 풍부하지만, FA 자격을 앞둔 한현희는 선발로 쓸 것이라고 했다.

홍 감독은 8일 SSG와의 원정 더블헤더를 앞두고 "이승호가 온다고 해서 무조건 선발진에 들어가는 건 아니다. 선발 자원이긴 하지만, 김정인이 잘해주고 있다. 이승호가 롱릴리프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부상이 재발하면 안 되니까 더블체크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한현희에 대해선 "올 시즌이 끝나면 FA다. 본인이 선발에 대한 욕심이 많고 매 경기 5~6이닝을 잘 소화해주고 있다. 한현희는 선발로 고정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라고 했다. 김정인과 한현희의 선발 정착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승호의 분발을 촉구했다.

홍 감독은 아직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있다. 투수코치와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 6선발은 물론 최근 유행하는 탠덤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사실 안우진이나 최원태의 페이스가 아주 안정적인 것도 아니다. 브리검과 이승호가 돌아오면 키움 선발진 리모델링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떠올려볼 수 있다.

홍 감독은 4월 말 팀이 7연패 등 최악의 침체에 빠지자 "고정관념을 깨겠다"라고 했다. 실제 당시 통렬한 자아비판 후 좀 더 과감한 벤치워크가 엿보이고, 팀도 덩달아 어느 정도 살아났다. 홍 감독의 최근 스탠스라면 선발진 재정비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선발로테이션의 정비가 시즌 중반 키움의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브리검(위), 이승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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