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제 폐막작 '조제' 감독 밝힌 차별점 "원작 구애 NO…애니 자체로 새로운 '조제' 탄생" [2020 BIFF](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타무라 코타로 감독이 애니메이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만의 매력과 차별점을 전했다.

타무라 코타로 감독은 29일 오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작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온라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 소설이 원작이며 2003년 이누도 잇신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 이케와키 치즈루, 우에노 주리 등이 주연으로 활약한 실사영화로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이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이누도 잇신 감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 영화가 사랑과 청춘의 파고를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그리면서도 현실적인 고통의 무게를 동등한 비중으로 함께 이야기했다면,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보다 희망적인 판타지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리고 세밀하고 부드러운 작화와 따뜻한 파스텔 톤의 채색을 통해 세상과 맞닥뜨린 조제의 용기와 사랑을 응원한다.

타무라 코타로 감독은 애니메이션 제작사 그룹타크에서 근무했으며,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히어로맨'(2010)과 '고식'(2011)의 오프닝, '유레카 7'(2012)과 '절원의 템페스트'(2012~2013)의 엔딩을 연출했다. 호소다 마모루의 '늑대아이'(2012)의 조감독으로 참여하기도 했으며,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노라가미'(2014)로 연출을 시작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그의 첫 영화 연출작이다.

이날 타무라 코타로 감독은 "저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원작 단편 소설로 처음 접했다. 여자주인공 조세라는 인물에 무척 끌렸다. 휠체어를 타고 있다는 설정상의 이유보다 존재의 강인함에 매력을 느꼈다. 영상화했을 때 강인한 부분이 더욱 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애니메이션화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시키며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선 "원작 소설은 1985년에 쓰여졌고 그 뒤에 만들어졌던 실사영화도 2003년에 제작됐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동시대 관객들이 봐주시길 바랐다. 가까운 연령대, 대학생, 사회 초년생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고민을 많이 했다. 현대로 무대를 옮겨 재해석한 작품을 만들려 했다. 그래서 원작과 시대성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각본에 이를 어떻게 녹여내는가 주안점을 두면서 만들어갔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소설을 접했을 때 이 이야기는 앞으로 어떻게 이어져 나갈까 생각하게 됐다. 그때 가진 이미지가 엔딩에도 그대로 표현됐다. 이 스토리가 조제와 남자주인공 츠네오와의 연애 이야기인 동시에 성장기로 이해를 했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외부 세상과 차단되어 있던 조세가 어떻게 하면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있을지,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큰 포인트라고 느꼈다. 이는 물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인 소통도 포함한다. 이러한 조제의 내면 변화를 좀 더 깊이 파고들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있었고 이 주제 의식이 애니메이션에 많이 반영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타무라 코타로 감독은 "원작 단편 소설에선 두 사람의 관계에 마무리를 짓지 않는다. 실사영화에선 잘 아시다시피 엔딩이 있다. 저는 이 두 작품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엔딩의 형태를 표현하려 했다. 이게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닌가 싶다. 그 자체로서 새로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봐주시면 훨씬 더 순수하게 영화를 즐기실 수 있을 거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이어 "애니메이션은 그림으로 모든 걸 표현할 수 있기에 풍경을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시골도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는데 잘 표현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타무라 코타로 감독은 "이렇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행운이 함께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께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점, 정말 운이 따랐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며 "영화제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함께 미래에 대해 보다 더 희망적인 느낌으로 기분 좋게 마무리되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

[사진 = 부산국제영화제, (주)팝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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