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리포트: 베일 벗은 아시아쿼터 1호 타이치, 가능성&과제

[마이데일리 = 군산 김진성 기자] "한국농구에 좀 더 적응해야 한다."

KBL 아시아쿼터 1호 나카무라 타이치(DB, 23, 190cm)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23일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0 MG-새마을금고 KBL컵 B조 예선 SK와의 첫 경기. 27분38초간 3점슛 2개 포함 15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턴오버도 3개를 범했다.

예상을 깨고 많이 뛰었다. DB는 김현호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을 접은 상황. 타이치가 허웅과 두경민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중요한 전력이다. 1쿼터 종료 3분19초를 남기고 투입됐다.

수비에선 SK 슈터 변기훈, 배병준, 양우섭 등을 집중적으로 수비했다. 이날 DB는 2쿼터 중반 이후 지역방어 비중이 높았다. 타이치는 앞선에서 탑과 45도를 집중적으로 커버했다. 공격에선 볼 핸들러를 맡으면서 슈터 역할까지 폭 넓게 소화했다.

발이 느리지 않았다. 공 운반, 슈팅능력, 돌파력 모두 나쁘지 않았다. 2대2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몸 상태가 괜찮은 수준이었다. DB는 공수 활동량이 특히 많다. 타이치가 DB 시스템에 적응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다만, 이날 SK의 앞선이 그렇게 심한 압박은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공을 운반하다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실수를 하는 장면이 보였다. 오프 더 볼 무브 역시 비효율적인 장면들이 보였다. 시즌이 개막하면 좀 더 강력한 상대의 압박에 대처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수비의 경우 자신의 마크맨을 쉽게 놓치지 않았으나 스크린에 걸리자 재빨리 빠져나가지 못하는 모습도 있었다. 지역방어 역시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았다. DB는 레귤러한 지역방어부터 하프라인 혹은 4분의 3 지점에서의 존 프레스 혹은 2아웃-3백 형태의 수비를 즐긴다. 시간을 갖고 적응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공수겸장 슈팅가드로 성장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시간을 좀 더 갖고 지켜봐야 한다. 일단 보조 볼 핸들러 및 외곽슛, 2대2 전개와 1대1 수비에서 팀 공헌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상범 감독은 "적응을 좀 더 해야 한다. 빠른 농구를 하다 실책이 나오는 것을 고쳐야 한다. 순간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실책을 할 수 있는데 어떤 실책인지 꼭 기억해서 같은 실수를 줄여 한다. 두경민, 허웅과 외곽에서 슈팅능력을 보여주면 김종규와 타이릭 존스의 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라고 했다.

타이치는 "DB는 모션오펜스를 한다. 공격을 좀 더 빨리 전개해야 한다. 수비에서의 움직임을 적응해야 한다. 맨투맨에선 시야를 좀 더 넓혀서 수비를 해야 한다. 조금씩 더 잘하고 싶다. 한국농구에 좀 더 적응해야 한다"라고 했다.

SK 문경은 감독은 "타이치가 개인기가 뛰어나고 슈팅력이 있다. 경험 쌓으면 (상대 입장에서)픽&롤을 많이 신경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은 하나다. 두경민, 허웅, 타이치가 공을 찢을 수 없다"라고도 했다. 타이치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막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는 자신감도 읽힌다.

SK가 자밀 워니와 닉 미네라스의 날카로운 공격력을 앞세워 DB를 94-80으로 눌렀다. 3쿼터 중반까지 DB의 지역방어에 고전했다. 그러나 4쿼터에 양 코너를 집중 공략, 외곽슛을 터트리며 승부를 갈랐다. 2승으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26일 준결승 상대는 24일 A조의 KGC-LG전 승자다.

삼성은 D조 2차전서 KCC를 78-75로 눌렀다. 21일 첫 맞대결 패배를 설욕했다. 이관희가 35.4초전 라건아를 앞에 두고 결승 득점을 올린 뒤 결정적인 스틸을 해냈다. 두 팀 모두 1승1패가 됐다. KCC가 득실 차(+11점)에서 앞서면서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26일에 C조 1위 오리온과 준결승을 갖는다.

[타이치(위), SK 선수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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