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다"는 말 남긴 이흥련, 8년차 포수의 3번째 도전 [MD이슈]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또 다시 예상치 못한 이적이 이뤄졌다. 8년차 포수 이흥련은 그렇게 3번째 도전을 위해 인천으로 떠났다.

지난 29일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간의 깜짝 트레이드가 발표됐다. 포수 이흥련(31)과 외야수 김경호(25)가 SK 유니폼을 입고, 투수 이승진(25)과 포수 권기영(21)이 두산의 일원이 되는 2대2 트레이드가 이뤄진 것.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 두산은 마운드 보강, 주전 포수 이재원이 부상 이탈한 SK는 포수진 보강을 위해 지난 잠실 3연전에서 결단을 내렸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 자원은 이흥련이다. 두산은 트레이드 카드로 이흥련을 택하며 복수 구단에 투수 영입을 문의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불펜 보강을 위해 이흥련 카드를 들고 여러 구단에 시도를 했는데 맞는 곳이 없었다. 다행히 지난 SK 3연전 때 김태형 감독과 염경엽 감독이 카드를 조율하다가 트레이드가 성사됐다”고 말했다.

야탑고-홍익대를 나와 2013 삼성 5라운드 47순위로 입단한 이흥련은 2014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탄탄한 기본기와 성실한 훈련으로 경쟁을 버텼다. 2014년에는 백업 포수로 나서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끼기도 했다. 그러나 2016시즌 종료 후 경찰청 입대를 결정했고, FA 이원석의 보상선수로 지목되며 삼성이 아닌 두산 소속으로 군 복무에 돌입했다.

2018년 전역 후에도 경쟁은 계속됐다. 당시 양의지, 박세혁에 장승현까지 경쟁자가 즐비했다. 그러나 묵묵히 훈련에 임한 결과 양의지가 떠난 지난 시즌 박세혁의 뒤를 받치며 또 다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올해는 당연히 박세혁-이흥련 체제로 안방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상호라는 베테랑이 합류하며 입지가 좁아졌다. 여기에 시즌 초반 어깨 부상까지 발생, 2군에 머무르다 지난 28일 1군으로 올라왔다. 결국 28일 잠실 SK전(교체 출전)은 두산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이흥련도 올해로 벌써 프로 8년차다. 촉망 받은 포수 자원이었지만 그렇다고 자리를 확실하게 잡은 적은 없다. 전날 트레이드를 포함 두 차례의 이적 역시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흥련은 오히려 두산에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김 단장은 “경기 마치고 운영팀장이 트레이드 사실을 알렸다. SK에 가면 이재원이 부상이라 기회가 많을 것이라 했고, 선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두산 관계자도 “좋은 포수이지만 팀 사정상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실제로 SK에서는 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염 감독은 이흥련을 “이재원이 돌아올 때까지 주전 포수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재원이 돌아오면 다시 경쟁을 해야겠지만 이흥련은 주전 포수로서의 자질도 충분히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다. 8년차 포수 이흥련의 세 번째 도전은 성공으로 마무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흥련.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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