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가족이란"…'감쪽같은 그녀' 나문희x김수안, 웃고 울린 최강 '단짠 케미'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나문희, 김수안이 세대를 뛰어넘는 역대급 '단짠케미'를 자랑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감쪽같은 그녀'(감독 허인무) 언론시사회가 열려 허인무 감독, 배우 나문희, 김수안이 참석했다.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선정된 '감쪽같은 그녀'는 72세 꽃청춘 말순(나문희) 할매 앞에 듣도 보도 못한 손녀 공주(김수안)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기막히고 수상한 동거를 그린 영화. 처음 만난 두 사람이 가족이 되어가며 벌어지는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담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서툰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조명하며 가슴 포근한 웃음을 안긴다.

영화 '신부수업', '허브',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를 연출했던 허인무 감독은 이날 "영화 시작하면서 떠올렸던 단어는 '함께'다. 가장 함께 하기 어려울 것 같은 두 인물을 함께 살게 하면서 뭔가를 그려보고 싶었다"며 "제 경험에도 비슷한 동네, 할머니 등이 익숙하다. 저에게는 할머니와 손녀가 익숙한 존재라 표현하기 쉬웠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특히 조손가정의 이면까지 함께 짚은 허 감독은 "실제로 조손가정에 대해 조사를 했다. 어두운 부분보다 그들의 밝은 부분을 조명하고 싶었다. 인간이란 언제든지 웃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제가 지켜본 결과, 엄마와 아빠에게는 못 느낄 친구 같은 포인트가 있더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더라도 그들만의 소통이 있었다"라며 "또 생경하더라도 그건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걸 받아들이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시선이 두 번 갈 존재가 아니라는 걸 나타내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브라운관은 물론, 영화 '수상한 그녀', '아이 캔 스피크' 등 매 작품마다 대체 불가한 연기력으로 3600만 관객을 웃기고 울린 국내 대표 배우 나문희는 극중 난생처음 만난 손녀와 예상치 못한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말순으로 분해 유쾌한 코미디부터 강점인 가슴 절절한 감정선까지 아우르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나문희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몸이 좋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마음도 아팠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를 받고 '이렇게 외로운 사람도 있는데' 싶었다. 아무 생각 없이 여기에 몸을 던지게 됐다"라며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무겁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저는 연기로 우리 정서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또 고생하면서 사시는 분들 중에 밝게 사시는 분들이 많다. 제가 가지고 있는 그릇으로 밝고 긍정적인 면을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치매를 앓게 된 캐릭터를 연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치매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다. 또 보통 할머니들이 치매일 때와 아닐 때의 차이가 심한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해서 써 있는 대로 연기했다"라고 담담히 전했다.

영화 '부산행'을 통해 얼굴을 알린 뒤 '군함도', '신과함께-죄와 벌' 등으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한 김수안은 말순과 외모, 성격, 취향까지 모든 것이 극과 극인 손녀 공주를 연기했다. 그는 풍부한 감성 연기와 개성 가득한 캐릭터를 유려하게 소화, 나문희와 65년 차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케미스트리를 과시했다.

김수안은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저에게는 또 하나의 판타지 같은 느낌이었다. 2006년생이다 보니 경험해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가까이에 있는, 닿을 수 없는 공주를 연기하게 돼 재밌기도 하고 신기했다.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또 낯선 캐릭터 환경에 적응이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다른 작품과 비슷하게 이해하는 데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애어른 같은 매력이 있는 캐릭터인데, 약간 비슷한 점도 있는 것 같다. 제가 워낙 아기를 좋아하다 보니까 마음이 갔고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두 사람 간의 호흡은 어땠을까. 나문희는 "(김)수안이와는 호흡이 너무 잘 맞았다. 할머니와 손녀딸처럼 하다 보니까 아주 재미있게 했다. 수안이가 워낙 똑똑하고 착하고 예뻐서 끝까지 잘 할 수 있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수안은 "워낙 대선배이시니까 살짝 떨리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는데 너무 잘 챙겨주셔서 편안했다. 이렇게 연기하는 게 편안할 수가 있구나 싶었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무엇보다 나문희는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했다. 영화 보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하시면 좋겠다. 무겁지는 않게 즐겨주시길 바란다"라고 작품의 주제를 강조하며 관람을 당부했다.

한편, 특별출연한 천우희와 김수안의 친구들로 나오는 아역 배우 임한빈, 강보경의 톡톡 쏘는 연기는 영화의 재미와 생기를 톡톡히 책임진다. 영화 말미 깜짝 등장하는 소녀시대 최수영, 포미닛 출신 권소현도 반가움을 더한다.

12월 4일 개봉.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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