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리'X'아이캔스피크'의 평행이론, #추석영화 #반전코미디 [추석특집]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 '아이캔스피크'와의 평행이론을 보이고 있다.

11일 개봉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감독 이계벽 배급 NEW)는 딸벼락을 맞은 철수(차승원)가 자신의 미스터리한 정체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반전 코미디 영화다. 코미디 장인인 차승원이 지난 12년 전 영화 '이장과 군수' 이후 오랜만에 코미디로 돌아와 제대로 한 수를 보여준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실관람객들의 반응이다. "코미디인줄 알고 봤다가 눈물을 쏙 빼고 나왔다"라는 후기가 이어지면서 '반전 코미디'라는 독특한 수식어가 붙고 있다. 앞서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조금은 독특한 행동과 표정, 말을 하는 철수 캐릭터를 중심의 이야기라고 알려졌으나 이는 초반부에 불과하다. 딸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진짜 철수의 과거 삶이 중후반부에 드러나는데, 이는 시대, 공간적 배경인 2003년 대구와 무관하지 않다.

영화 홍보 과정에서 꽁꽁 감춰뒀던 대구 지하철 화재사건 내용이 여러 시사회를 통해 드러났고, 출연자들은 개봉 전 대구를 찾아 무대인사를 했다. 이계벽 감독이 말했듯, 여전히 대구 시민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는 참사에 대한 심심한 위로였고 개봉 전 예의를 갖추자는 의미였다. 결국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예고편이 전부인 코미디 영화가 아닌, 앞과 뒤 내용이 전혀 달라 어떻게 진행될지 가늠이 되지 않는 반전 코미디로 급부상하고 있다. 차승원은 영화 속에서 앞과 뒤가 전혀 다른 인물로 그려져 눈길을 끈다.

이와 비슷했던 사례로는, 지난 2017년 9월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있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와 2년의 차이를 두고 지난 추석 시즌에 개봉했던 '아이 캔 스피크'는 온 동네를 휘저으며 민원을 넣는 도깨비 할머니 나옥분(나문희) 앞에 등장한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의 영어 수업 이야기라는 점만 알려진 채 개봉했다.

하지만 영화 속에는 할머니 나옥분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였다는 사실과 함께, 영어를 배우려고 했던 이유가 미국 의회에서 영어 연설을 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실제로 영어 연습을 해왔다는 나문희는 영화를 통해 그 해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싹쓸이했고,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얻었다.

뚜껑을 열고 직접 봐야 느낄 수 있는 '반전 코미디'인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 추석 연휴 시즌에 '아이 캔 스피크'처럼 관객들에게 색다른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NEW-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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