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스모크' 황찬성 "첫 韓 뮤지컬, 안이 싹 비워진 느낌"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그룹 2PM 겸 배우 황찬성이 뮤지컬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일본에서 공연한 뮤지컬 '알타보이즈'를 통해 뮤지컬 무대에 첫 발을 디딘 그는 이번엔 뮤지컬 '스모크'로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난다.

뮤지컬 '스모크'는 천재 시인 이상의 연작 시 '오감도(烏瞰圖) 제15호'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작품. 극중 황찬성은 나이는 27세지만 14살에 머물러 있는 순수한 해 역을 맡았다.

사실 '스모크'는 한국에서 처음 뮤지컬을 하는 황찬성에게 쉬운 작품이 아니었다.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고, 어떻게 된 이야기인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 읽었을 때 재미를 느낀 뒤 두번, 세번 연달아 본 뒤에는 조금씩 마음이 움직였다.

황찬성은 "이상 시인에 대해 나름 찾아보고 공부한 다음에 두번째 읽고 세번째 읽었다. 그러다 보니까 더 많이 이해가 되고 더 많이 다가오더라"라며 "사실 연습할 때는 모르는 부분이 많다 보니까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나름 열심히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해가 안 된다거나 신이 어떻게 되는건지부터 시작해서 모르는 것들이 많았다"며 "확실히 움직이고 다른 배우들과 부딪치니까 글로만 읽었을 때랑 다르게 다가오더라. 이 신에서 왜 이렇게 하는지 자세히 이해가 안 되면 큰일날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사실 하고싶다는 마음은 세번째 읽었을 때 들었어요. 제 입장에서는 다른 문화 콘텐츠 도전을 하는 거니까. 그러다 보니까 나름 신중하게 했죠. 뭘 하고자 하는 결정이 빨라서 그런지 하고싶다는 충동이 많이 들면 전 좀 해야 되는 스타일이에요. 솔직히 신중하게 앞 뒤를 재거나 그런 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까 걱정도 많이 됐는데 그럴수록 연습을 더 잘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황찬성은 해를 더 이해하고 작품을 더 깊이 느끼기 위해 연습에 몰두했다. 질문하고 답을 얻었다. 배워야 한다는 마음이 컸고, 그런식으로 감을 찾아갔다.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연기자로 먼저 데뷔한 뒤 2008년 2PM으로 가수 데뷔에도 성공한 그는 벌써 데뷔 13년차. 그간 기회는 있었지만 뮤지컬에 선뜻 도전하기엔 부담감이 있었다고.

"무대에 서는건데 다른 스케줄 때문에 준비할 시간이 정말 없었다"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웬만큼 야무지게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스모크'를 만난 것은 타이밍 덕이 컸다. 마침내 준비할 시간이 충분히 생겨 도전하게 된 것. 그러나 역시나 쉽지 않았다. '스모크'는 그만큼 황찬성에겐 다소 어려운 작품이었다.

"감정적으로 제 자신이 너무 힘들어요. 연습할 때도 계속 우울한 것 같고 연습하다가 집에 가서도 어쨌든 공부를 해야 되니까 넘버를 틀어놓고 대본을 보고 하는데 두 달동안 계속 비슷한 기분으로 지내는 것 같아서 피로감도 많이 쌓였죠. 오버추어 음악 나올 때부터 한숨이 그렇게 나와요. 분장실에 있으면서도 '휴. 너무 힘들다'. 분장실에서 나가지도 않았는데 힘들었죠."

황찬성은 이토록 힘든 이유를 부담감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만큼 극에 빠져들었다고 생각한다. "이 극을 마주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느낌이 많이 있다. 원래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화실히 작품 자체 분위기 영향이 좀 큰 것 같다"고 털어놨다.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것이 있어요. 공연 끝나고 나면 개운해요. 안이 싹 비워진 느낌이죠. 그렇게 10분 있다가 배가 급격히 고파져요. 런 돌 때 두시간 전에 식사 하고 해봤는데 소화가 안 돼서 체하더라고요. 그 이후 적어도 네다섯시간 전 이후로는 먹지 않는데 그러다 보니 공연 후에 급격히 배가 고프죠."

뮤지컬 '스모크'. 공연시간 110분. 오는 7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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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로네뜨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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