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엉성한 '춘사영화제', 안정된 시상식은 언제쯤?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춘사영화제'가 다른 영화제들과 판이하게 다른, 엉성한 분위기를 보였다.

18일 오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23회 춘사영화제 시상식은 MC 양동근과 박규리의 사회로 진행됐다.

행사 시작에 앞서, 후보에 오른 스타들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여러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밟자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터졌다. 팬들 또한 기자들 사이에 뒤엉켜 좋아하는 스타들의 모습을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앞서 춘사영화제 측은 취재 기자들을 초청해 시상식 취재를 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정작 행사 진행 상황은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기자들의 프레스증을 받는 부스에 가니 "아르바이트생이라서 모른다"라며 언제 입장이 가능한지, 어떻게 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었다.

기자는 '알아서' 들어왔다. 알고보니 앞에서 딱히 입장을 막는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기자들에게 정확하게 주어진 자리가 안내되지 않아 자리를 몇 차례나 옮겨야 했다. 관객들의 경우 티켓에 자리가 명시돼 있었지만 이와 달리 취재석은 마련되지 않았고 메뚜기처럼 옮겨다녀야 했다. 기자들끼리 "관계자를 찾자",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를 연발할 뿐이었다.

오후 6시에 시작이라고 말했지만 오후 6시 10분이 넘어서까지 오디토리움 좌석은 텅텅 비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속속 들어왔지만 그럼에도 자리를 모두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후 6시 20분에 행사는 겨우 시작됐다.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김인권은 "아무 큐시트도 주지 않아서 여기서 지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라며 시간을 끌었다. 또 시상자들은 트로피를 수상자에게 건네고 곧바로 무대 뒤로 들어가, 엉성한 진행을 보였다.

여우주연상 시상자는 "다른 여배우들, 상을 못받는다고 해도 너무 섭섭해하지 마라"라고 말했지만 다른 여배우들은 어차피 없었다. 여우주연상 후보들 중 이날 참석한 여배우는 '악녀' 김옥빈 뿐이었고 김옥빈이 수상했다.

올해 춘사영화제는 '춘사영화상'에서 영화제로 이름을 바꾸고 한국,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4개국의 영화와, 영화인 20여명이 초청됐다고 강조했다. 개명과 함께 침체된 아시아 영화마켓을 활성화하는데 앞장서겠다는 것.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디테일한 시스템들의 보수가 필요해 보인다.

▼ 이하 제23회 춘사영화제 수상자(작)

최우수 감독상 = 황동혁 감독('남한산성')

여우주연상 = 김옥빈('악녀')

남우주연상 = 정우성('강철비')

여우조연상 = 김선영('소통과 거짓말')

남우조연상 = 김동욱('신과 함께-죄와 벌')

신인감독상 = 강윤성 감독('범죄도시')

신인여우상 = 최희서('박열')

신인남우상 = 오승훈('메소드')

기술상 = 김지용('남한산성' 촬영)

각본상 = 신연식 감독('로마서 8:37')

여자 인기상 = 나나

남자 인기상 = 오대환

관객선정 최고인기영화상 = '신과 함께-죄와 벌'

공로상 = 주호성 장나라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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