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모래시계', 일방적 통보로 대구 공연 취소…지방선거 영향?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SBS 드라마 '모래시계'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모래시계'의 대구 공연이 공연장 계명아트센터 측의 일방적 '사용 승인 번복'으로 취소됐다.

뮤지컬 '모래시계'는 1995년 '귀가 시계'라 불리며 당시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국민 드라마 '모래시계'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무대 구성, 완성도 높은 군무와 노래로 압축해 배우들이 열정적인 연기로 표현하며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애초 TBC와 공연기획사 S.J엔터테인먼트는 오는 3월 5일부터 11일까지 대구 소재의 계명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모래시계'를 공연하기로 결정하고 공연장 사용 승인까지 받아 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의 공연장 대관 사용 승인을 번복하고 일방적으로 공연 상연 불가 통보를 했다. 이에 뮤지컬 '모래시계' 공연 관계자는 대구 공연을 포함한 전국 투어의 일정 차질 문제와 경제적 손실까지 입게 됐다.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계명아트센터 측의 공연 불가 사유다. 계명아트센터는 뮤지컬 '모래시계'의 상연이 2018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공연장 사용 의사를 번복했다. 뮤지컬 '모래시계'의 대구 공연을 기획한 TBC와 S.J엔터테인먼트는 공연 오픈 공지를 준비하던 중 계명아트센터의 일방적 공연 취소 통보를 받고 난감해하고 있다.

특히 현재 계명아트센터 홈페이지에는 월간일정을 통해 뮤지컬 '모래시계' 공연 일정이 공지돼 있어 관객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뮤지컬 '모래시계' 관계자는 "계명아트센터의 일방적 공연 취소는 순수창작예술인 뮤지컬 '모래시계'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한 결과로 보인다. 이는 작품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무색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뮤지컬 '모래시계'는 우울한 시대가 가져온 제약 속에서 각자의 길을 가는 세 청년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시대와 역사, 인생을 상징하는 '모래시계' 속 모래가 다 떨어지더라도, 시계를 다시 뒤집으면 새로운 시간과 창조적 세상이 열린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방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공연장 사용 허가를 번복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뮤지컬 '모래시계' 공연 관계자는 "지난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의 문제를 인식하고 적폐 청산 목적으로 순수창작문화예술 활동을 진작시켜야 하는 시점에, 이런 일이 발생해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뮤지컬 '모래시계' 대구 공연 취소는 순수예술공연을 정치적으로 잘못 해석하고 곡해함으로써 일어난 일로 생각한다. 이는 지방 공연예술문화를 위축하게 하고 또 다른 문화예술 분야의 적폐를 양산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이 상황에 대한 계명아트센터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사진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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