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행' 니퍼트의 간절함 통했다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간절함이 통했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4일 "전 두산 소속 외국인 우완 투수 더스틴 니퍼트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계약 금액은 연봉 포함 총액 100만 달러(약 10억 6000만원)이며 4일 메디컬테스트에서 통과하면 계약이 마무리된다.

니퍼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투수다. 2011년 처음 KBO리그를 밟은 뒤 2017시즌까지 줄곧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했다. 부상으로 20경기 밖에 나서지 못한 2015년을 제외하고는 매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특히 2016년에는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MVP에 등극했다.

그렇게 쌓인 승수가 어느덧 94승. 국내 선수들도 이뤄내기 어려운 기록을 매 시즌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외국인 투수가 해낸 것이다. 외국인 통산 다승 1위에 오른 것은 물론이다.

때문에 이변이 없는한 니퍼트의 KBO리그 100승 달성은 2018시즌 이뤄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두산이 연봉 조정을 위해 그를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했고 조쉬 린드블럼 변수마저 터지며 결국 니퍼트는 두산을 떠나게 됐다.

주변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다른 구단의 분위기가 기존 베테랑 외국인 투수 대신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는 쪽이었기 때문.

니퍼트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직 외국인 투수 구성을 완료하지 않은 구단들을 대상으로 뛰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두산 시절 인연이 있는 김진욱 감독에게도 kt에서 뛰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결국 이러한 의지가 통했다. 당초 kt는 니퍼트에게 관심이 없다는 의사를 드러냈지만 주변 상황이 원하는대로 돌아가지 않자 차선책으로 니퍼트를 택했다.

kt 임종택 단장은 "당초 영입을 추진했던 선수들의 다수가 메이저리그 잔류나 일본 NPB 리그 진출을 결정해 영입이 지연되고 있고, 스프링캠프 합류 등 차질 없는 시즌 준비와 적응을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영입 가능한 미국 리그 선수들과 돈 로치를 포함해 KBO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니퍼트가 팀의 전력 상승에 가장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물론 니퍼트의 실력 자체가 있어야 하지만 본인이 kt행 의지를 드러내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가 나왔을지는 불분명하다.

이제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면 2018시즌 kt 유니폼을 입는다. 니퍼트가 100승 달성은 물론이고 라이언 피어밴드와 함께 kt의 탈꼴찌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스틴 니퍼트.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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