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리포트: 언더독 오리온의 저력, 결국 극복한 KCC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오리온은 또 다시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KCC는 힘의 우위를 앞세워 끝내 극복했다.

KCC는 최근 찰스 로드의 몸 상태, 경기력이 점점 올라온다. 추승균 감독은 하승진과 찰스 로드를 동시에 투입했다. 오리온을 상대로 미스매치 공격을 시도하겠다는 의도.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오랜만에 송창무를 선발로 투입, 하승진에게 붙였다.

송창무 선발 카드는 실패했다. 1쿼터 2~3분만에 파울 3개를 범했다. 하승진은 포스트업으로 두 차례 3점 플레이를 엮었다. KCC는 손쉽게 10점 내외로 달아났다. 그러자 추일승 감독은 송창무를 빼고 매치업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을 바꿨다.

올 시즌 자주 활용하는 하프코트 프레스와 2-3 지역방어를 꺼냈다. 선수층이 얇아진 특성을 감안, 체력전에 대비하고 상대의 공격시간을 최대한 지연하기 위한 전략. 올 시즌 오리온은 지역방어와 맨투맨, 심지어 하프코트에서 존 프레스까지 시도한다. 물론 평균 실점은 많다. 그러나 그 자체가 상대에 부담을 안기는 건 분명하다.

오리온은 이미 11패를 했지만, 그 과정에서 대패는 거의 없었다. 잦은 수비변화는 상대에 부담을 줬다. 그리고 건실한 빅맨 버논 맥클린이 많은 역할을 했다. 수준급 기동력에 1대1 공격력도 나쁘지 않다. 리바운드 장악과 패스능력까지 두루 갖췄다.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상대로 36점을 올렸다.

이날도 초반부터 로드와 하승진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골밑 공격을 했다. 2쿼터 초반 하승진에게 3파울을 안겼다. 추승균 감독은 하승진을 뺐고, 오리온은 매치업, 제공권서 숨통을 텄다. 그러면서 지역방어 위력이 더욱 올라갔다. 오리온은 KCC의 실책과 공격 실패를 틈타 드워릭 스펜서, 맥클린, 최진수를 앞세운 연계플레이로 승부를 뒤집었다. 특히 최진수는 적극적으로 돌파를 하고, 리바운드에 가담했다. 적극적인 자세가 고무적이었다. 반면 KCC는 전반전 내내 3점포가 거의 터지지 않았다.

오리온은 3쿼터에도 지역방어를 계속 사용했다. 맥클린과 스펜서의 연계플레이가 계속 통하면서 달아났다. 그러나 KCC도 지역방어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전태풍, 송창용, 김지후의 연계플레이가 나왔다. 김지후가 3점포 2방을 잇따라 터트리면서 오리온도 맨투맨으로 바꿨다. 숨통을 트자 KCC는 에밋의 연속 득점으로 다시 추격했다. 하지만, 쉽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오리온이 맨투맨으로 바꿨음에도 잦은 실책이 나왔다. 로드를 빼고 슈터를 추가로 배치한 것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결국 4쿼터에는 오리온이 근소하게 리드하는 형국. 그러나 멤버구성상 맨투맨은 KCC에 위력이 없었다. 급기야 맥클린이 지친 기색을 드러내면서 KCC가 서서히 추격했다. 최진수가 에밋을 잘 막았지만, 에밋은 잇따라 중앙돌파로 점수를 만들었다. 발 느린 문태종을 상대로 가볍게 1대1로 득점을 올렸다. KCC 멤버구성의 저력, 에밋의 위력이 드러난 순간.

에밋은 경기종료 1분38초전에는 돌파하면서 문태종을 제치고 하승진에게 절묘한 패스를 건넸다. 하승진은 덩크슛과 추가 자유투에 성공했다. 3점 플레이. 승부가 갈린 순간이었다. 이후 오리온은 결국 무너졌다. 지역방어가 공략 당한 이후 결국 에밋과 하승진 제어가 되지 않았다. 오리온은 트랩을 준비했으나 KCC는 하승진을 빼면서 의표를 찔렀다. 결국 84-77로 KCC의 승리. 오리온은 매 경기 분전하지만, 약한 전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6연패.

KCC는 전반전에 상대 지역방어 공략에 실패, 3점포가 터지지 않으면서 힘겨운 승부를 했다. 그러나 김지후와 송창용, 송교창이 3점포로 풀어낸 뒤 4쿼터에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에밋과 하승진의 위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오리온-KCC전 장면.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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