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제, 영진위와 통화 녹취록 공개 "공공단체, 무엇이 두려워 비공개 요청을…" [심경 전문]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조덕제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조덕제 측은 15일 영진위 관계자와의 그간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2분 32초, 3분 3초, 2분 16초, 11분 40초 분량의 총 네 개 파일이었다. 양 측은 애초 이날 오후 4시 만남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영진위 측이 돌연 약속을 취소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영진위 관계자는 먼저 조덕제에게 연락을 시도해 "최근 기자회견에서 영화계에서 이 문제를 풀어달라 요청하시지 않았나. 일단 뵙고 말씀을 들어봤으면 한다. 사건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는 알지만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 배우님께서 실명까지 공개하시고 억울해하셔서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만남의 취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관계자는 "우리가 어떤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계의 불공정한 행위 혹은 관행 등 모든 사건을 신고·접수받는 부서다. 성폭력이 맞다, 아니다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은 갖고 있지 않다. 다만 메이킹 필름 논란과 관련한 부분을 영화계에 조사 요청해 보려 한다. 메이킹 영상 자료를 주시면 영화인이 판단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무조건 만든다는 건 아니고 노력해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조덕제 역시 이에 고개를 끄덕였다.

앞서 조덕제는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 단체로서 여성 단체 편에 치우쳐 있지 말고, 영화계로 되돌아와서 처음부터 공정한 절차로 진상 규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와 방법을 사용하여 본 사건을 검증을 한다면 어떤 조사에도 당당히 임할 것이고 제 스스로 그 시험대 위에 오르겠습니다"라고 전한 바 있다.

이에 영진위는 "객관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개입돼 있다는 얘기가 있더라. 그 문제로 영화산업전문가들을 모시려 한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영진위는 '비공식 만남'을 추진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조덕제에게 "영진위에 관한 이야기는 끝까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혹시라도 저희 쪽에 문의가 오더라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책임회피가 아닌 일처리를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서다. 본질을 흐리는 공격이 들어올 것 같다. 그래서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을 배제하고 가려 한다. 양해 부탁드린다. 혹시라도 취재진에게 연락을 받는다면 만남 희망 정도로 정리하시면 어떨까 싶다. 지금 통화한 바도 없는 걸로 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결국 기사는 보도됐고 약속을 취소했다. 영진위 관계자는 다시 조덕제에게 연락을 취해 "YTN 기사 보도 때문에 난리가 났다. 여배우와 여성단체로부터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라며 "저희가 단체가 아니라 공공기관이라서 누구한테든 공격을 받는 상황이다.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질 소지가 있기에 오늘 약속은 취소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죄송한데 YTN 기자에게 전화해서 오보다라고, 영진위 신고 센터에 신고하려 한 것이다라고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조덕제는 "메이킹 분석을 해달라는 것 아니냐. 여배우가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냐"라고 물으며 "영진위가 여배우의 이야기도 듣고 감독도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나와의 만남도 당연한 것 아니냐. 영진위에 제 편을 들어달라는 것도 아닌데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라고 비공식 만남에 대해 따졌다.

이와 함께 조덕제는 장문의 심경 글을 전했다. 그는 "오늘 영진위 담당자와의 약속시간을 불과 몇 시간 남겨 두지 않고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라며 "그것은 영진위 담당자 측에서 조덕제와의 만남을 가진다는 기사를 접한 여배우 측의 강력한 항의에 의해 오늘 약속을 취소한다는 일방적인 통보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로써는 영진위와 제가 만나는 것에 대해 왜 여배우 측이 항의를 하였는지 또, 그러한 항의가 있다고 하여 영진위 측은 왜 다급히 약속을 취소했어야만 했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조덕제는 지난 2015년 4월, 영화 촬영 중 상대역인 여배우와 사전 합의 없이 그의 상의를 찢고 바지에 손을 넣는 등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약 30개월 동안 법정 공방을 벌였고 조덕제는 1심에선 무죄, 2심에선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징역 1년·집행유예 2년·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조덕제는 2심 판결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했다.

한편 여배우 측 피해자 법률대리인 이학주 변호사는 이날 "현재시점에서 피해자의 동의없이 남배우 B씨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자칫 대중에게 왜곡된 사실을 진실인 것처럼 오인시킬 우려가 있다. 법원의 판결에 대한 근거없는 불신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라며 "따라서 피해자인 여배우 A씨가 더는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피해자 측에 사실확인을 요청하시어 확인된 사실만을 신중하게 보도하여 주시기를 부탁한다"라고 당부했다.

▼ 아래는 조배우 입장 전문

오늘 영진위 담당자와의 약속시간을 불과 몇 시간 남겨 두지 않고

청천 벽력같은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것은 영진위 담당자측에서 조

덕제와의 만남을 가진다는 기사를 접한 여배우측의 강력한 항의에

의해 오늘 약속을 취소한다는 일방적인 통보였습니다. 저로써는 영

진위와 제가 만나는 것에대해 왜 여배우측이 항의를 하였는지 또,

그러한 항의가 있다고 하여 영진위측은 왜 다급히 약속을 취소했어

야만 했는지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이로인해 이틀 전 영진위 담당자와 통화를 한 후 가졌던 그 벅찬 감

동과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기쁨이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나는 참담

한 상황에 또 한번 깊은 좌절과 약자로써 받는 서러움 뿐 아니라 힘

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저의 이런 모습에 저에 대한 분노가 생겼습

니다.

【녹취록 배포】

제 자신만을 위한 검증과 조사 요구가 아니었습니다.

이 사건은 아직 최종 판결이 난 사건이 아닙니다. 저의 억울함을 밝

히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대법원에 상고중인 사건입니다. 아직 누

가 성추행 가해자인지 무고의 피해자인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입니

다. 이에 영진위의 관계자분도 인정하시고 사건을 다시 검증 해보

겠다고 하는 말씀을 하셨던 것입니다. 또한 대법원에서 나올 선고

결과가 판례가 되어 앞으로 영화계 전체에 끼칠 부작용과 악영향의

대해 심한 우려를 표하시고 공정한 절차에 의한 검증을 통한 영화

인들의 의견과 판단이 어떤 형태로든 대법원에 반영되기를 바라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여배우측과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단체들은 1심 판결 이

후부터 마치 저를 확정된 범죄자인양 몰아세우며 힘없는 저에게 윽

박을 지르고 억누르고 있습니다.

오늘 영진위와의 만남은 향후 영화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뜻

깊은 일이라 생각 되어서 그들이 저를 만나자고 전화가 왔을 때 너

무나 고마웠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여배우측의 항의를 받고 일방적으로 모든 약속을 취소

하겠답니다. 과연 제가 바라고 원했던 공정한 검증과 조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한 일이었나요 ?

며칠 전 기자회견에서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한 것 인가요 ?

공공단체라는 그들은 무엇이 두려워서 비공개 만남을 통한 조사를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저, 조덕제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단체들은 ‘조덕제는 가해자다‘ 라는 틀을 기자회견과 포럼 등을 통

해 이미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 단체들의 잘못된 행위와 옳지 않은 행동을 영진위도 알고 있음

에도 영화계의 대표적인 공공단체로써 그 단체들의 행동을 자제시

키거나 중지하라고 하는 말 한마디도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외부단체들의 영향력을 막아낼수 없다면 스스로가 영화계를 위한

공공단체라고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할것입니다.

저는 지금에야 밝히지만 2심 재판 내내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모

멸감을 받았습니다.

확정된 범죄자도 아닌, 너무나 억울함을 부르짖는 제가 2 심 공판

내내 파렴치한 범죄자처럼 재판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똑같은 상

황입니다. 이러한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있었습니다. 힘없는 한 개

인을 상대로 여배우와 단체들은 법정에서 저 조덕제를 향해 무차별

적인 인권유린과 폭력을 행사 하였습니다.

【자료 배포】

늘 법정에 저와 함께 했던 제 아내가 받은 정신적 충격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었겠지요.

그래도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 그 이유는 아직은

저의 뜻을 알아 주시고 힘을 보태주시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국민들

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

럽습니다, 저 조덕제 ! 살아가는 동안 그분들이 보여주신 뜨거운 정

의와 용기를 잊지 않겠습니다.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

합니다. 쓰러지지 않고 나가겟습니다. 국민 여러분 계속 격려해 주

십시오.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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