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픽] 뮤지컬 '모래시계', 시청률 64.5% 드라마 영광 이어 받을까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드라마 '모래시계'가 뮤지컬로 돌아온다.

창작 뮤지컬 '모래시계'는 1995년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국민 드라마 '모래시계'를 무대화한 작품. 당시 드라마 '모래시계'는 '귀가 시계'라고 불릴 정도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모래시계'는 시대적인 배경으로 권력에 의해 국민의 인권이 짓밟혔던 5.18민주화운동과 삼청교육대 등을 사실적으로 다루며 묻혀있던 아픈 현대사들을 대중들에게 다시 한 번 환기시켜 정치, 사회에 시사적인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격변하는 대한민국 현대사 속 주인공들을 그리며 우정과 사랑, 엇갈린 운명과 선택을 다루는 '모래시계'는 20여 년 전 드라마임에도 불구 현 시국과 닮아있는 시대상으로 다시 주목 받고 있기도 하다. 비단 당시 현대사를 그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 제작진 및 출연 배우들의 기대도 크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1층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뮤지컬 '모래시계' 제작발표회에서는 조광화연출, 김문정 음악감독을 비롯 배우 박건형, 강필석, 조정은, 최재웅, 김우형, 김지현, 신성록, 한지상, 장은아, 박성환, 김산호, 강홍석, 손동운, 이호원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광화 연출은 "드라마를 보셨던 분들이 추억에 잠기지 않을까 한다. 지금과도 다르지 않아 공감할 것 같다"며 "한 시대가 청년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에 중점을 뒀다. 그 때나 지금이나 세상은 너무도 거칠어 청년들을 봐주지 않고 잘못된 싸움을 한다. 지금의 청년들도 보면 공감할 점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드라마 음악에 일조했던 OST 음악이었는데 그때 시청자 분들의 심금을 울렸던 멜로디가 주축을 이뤄 멜로디가 중점이 돼서 현대적으로 발전시키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최민수, 고현정, 이정재 등 '모래시계'를 대표하는 원작 배우들의 이미지가 강한 만큼 출연 배우들의 부담감도 크다. 그러나 창작 뮤지컬이라는 점, '모래시계'가 갖고 있는 이야기의 힘은 부담감보다 기대감으로 다가온다.

최민수가 연기한 박태수는 김우형, 신성록, 한지상이 연기한다. 김우형은 "드라마를 너무 좋아했다. 이 드라마를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할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며 "이 작품은 제게 운명과도 같은 작품"이라고 고백했다.

신성록은 "최민수 선배님에게 잔상이 있을텐데 어떻게 해야될지 걱정이다'고 하니 그냥 '너로 해' 했다. 그게 정답인 것 같다"며 "내가 아무리 최민수 선배님 흉내를 낸들 그렇게 잘 할 수 없다. 모자라도 내가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한지상 역시 "'내가 어떻게 최민수 선배님 역할을 해요?'라고 내게 자문했다"며 "제게 섭외를 주셨을 때 정말 며칠몇밤을 고민하면서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감히 그분이 하신 역할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했다"고 했다. 그러나 '도전'의 의미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고현정이 연기한 혜린 역 조정은, 김지현, 장은아 고민도 마찬가지. 조정은은 "'모래시계' 섭외를 받았을 때 굉장히 깊고 길게 고민했다. 원작이 너무 훌륭했기 때문이다. 원작이 너무 훌륭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고 말한 뒤 창작 뮤지컬의 힘을 강조했다.

김지현, 장은아 역시 드라마 '모래시계'와의 비교를 무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들만의 색깔로 무대에서 표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재가 연기한 재희 역의 김산호, 손동운, 이호원(호야) 역시 원작에 대한 부담감을 가졌는데 이 중 아이돌그룹 출신인 하이라이트 손동운, 인피니트에서 최근 탈퇴한 이호원의 각오는 남달랐다.

손동운은 "뮤지컬 꿈나무가 되고싶다"고 의지를 드러냈고, 이호원은 "이번 기회에 감정을 길게 가져가면서 긴 호흡으로 배우들과 연기하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하고 있다. 기대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뮤지컬 '모래시계'는 오는 12월 5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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