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자존심 구긴 판타스틱4, KS 명예회복 가능한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전에는 잘 던지겠죠."

두산 판타스틱4의 명예회복은 가능할까. 김태형 감독은 21일 플레이오프 통과를 확정한 직후 "KIA전에는 잘 던질 것이다. 역시 순서대로(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 나간다"라고 말했다.

판타스틱4는 NC와의 플레이오프서 전혀 판타스틱하지 못했다. 니퍼트는 1차전서 5⅓이닝 8피안타 9탈삼진 3사사구 6실점(5자책)했다. 장원준은 2차전서 5⅓이닝 10피안타 1탈삼진 1볼넷 6실점(5자책)했다. 보우덴은 3차전서 3이닝 6피안타 4탈삼진 4볼넷 3실점했다. 유희관은 4차전서 4⅔이닝 10피안타 2볼넷 4실점했다.

네 명 모두 패전투수가 되더라도 할 말이 없는 성적이었다. 단지 타자들의 폭발적인 활약에 가렸을 뿐이다. 타선 도움으로 한국시리즈서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잡았다. 물론 그동안 보여준 게 많았다. 김 감독의 신뢰도 여전하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서도 판타스틱4에게 최대한 많은 이닝을 맡기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NC처럼 중간에서 2~3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확실하지 않다"라고 했다. 확실한 롱릴리프가 없는 건 사실이다.

또 하나는 함덕주, 이용찬, 이현승, 김강률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단기전 특성상 추격조는 의미가 없다. 필승계투조는 매 경기 나서야 한다. 실제 플레이오프 내내 경기 중, 후반 승부처에 투입됐다. 오히려 판타스틱4의 부진으로 예상보다 더 많은 이닝을 합작했다.

단기전은 정규시즌의 2~3배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사이 사흘 휴식을 얻었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시리즈 중반 이후 필승계투조의 에너지가 떨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타선도 한국시리즈서 플레이오프처럼 계속 활황세일 것이란 보장은 없다.

이런 부분들을 감안하면 두산으로선 한국시리즈에 판타스틱4의 부활이 절실하다. 우승의 필수요소다. 김 감독은 "다들 공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다. 타자들이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잘 쳤다"라고 말했다. 구위나 경기운영에 딱히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았다.

전략, 분석의 승부다. KIA는 판타스틱4의 플레이오프 부진 이유와 대처방법을 마련했을 것이다. 제구가 흔들리고, 실투가 늘어난 판타스틱4를 상대로 확실한 노림수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두산 타선의 플레이오프 폭발 역시 NC 투수들을 현미경 분석했기 때문이다.

판타스틱4 역시 KIA 타자들의 대처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국시리즈서 명예 회복이 가능하다. 자체적으로 플레이오프 부진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한국시리즈 준비방법을 강구할 시간이 있다.

그런 점에서 주전포수 양의지의 컨디션 회복도 중요하다. 플레이오프 3차전 1회말 수비 직후 허리통증으로 더 이상 뛰지 못했다. 김 감독은 "상태가 좋지 않은데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박세혁이 플레이오프 3~4차전서 투수들을 잘 이끌었다.

그러나 NC보다 강력한 KIA 타선을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해, 특히 판타스틱4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양의지의 복귀가 필요하다. 볼배합은 결과론이다. 그렇다고 해도 투수의 심리적 안정과 위기대처 측면에서 조력자로서 양의지가 가진 경험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니퍼트와 보우덴(위), 장원준과 유희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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