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만의 WS' LA 다저스, 드디어 기회가 왔다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29년만의 기회다.

LA 다저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5차전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11-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하며 월드시리즈에 선착했다. 다저스로서는 1988년 이후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이다.

다저스는 뉴욕 양키스 등과 함께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팀 중 하나다. 1884년 팀 창단 이래 월드시리즈 우승도 6차례 해냈다. 특히 브루클린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연고지를 이전한 1958년 이후 5차례 패권을 차지했다.

지난 15시즌 동안도 대부분 강팀으로 군림했다. 9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올시즌을 제외한 8차례 중 4차례는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했으며 다른 4번도 모두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고개를 떨궜다.

연이은 탈락 속 월드시리즈 우승은 물론이고 진출 조차 옛날 이야기가 됐다. 1988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4승 1패로 꺾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이 마지막. 당시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오렐 허샤이저(1958년생)는 어느새 우리나이로 60살이 됐다.

물론 메이저리그 구단이 워낙 많기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영원한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대비돼 다저스의 가을은 더욱 초라해졌다. 샌프란시스코는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한 1989년 이후 지난해까지 5차례나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특히 2010년에 이어 2012년, 2014년까지 월드시리즈에 올라가기만 하면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다르다. 샌프란시스코가 64승 98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무른 반면 다저스는 쾌속질주를 이어갔다. 104승 58패.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다승이었으며 로스앤젤레스 프랜차이즈 이전 이후 최다승이기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무적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3연승 싹쓸이로 꺾었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기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홈에서 열린 1, 2차전은 물론이고 적지에서 펼쳐진 3차전에서도 승리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후 4차전을 내줬지만 5차전에서 완승을 거두며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자리에는 1988년 당시 감독이었던 토미 라소다도 있었다.

한 세대가 바뀐다는 30여년만의 월드시리즈 진출. 1988년 당시 절대 열세라는 평가를 딛고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품에 안았던 다저스가 모처럼 얻은 기회를 살리며 또 한 번 가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 오렐 허샤이저(왼쪽)와 당시 감독 토미 라소다. 사진=AFPBBNEWS]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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