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남의 풋볼뷰] 한국 vs 잉글랜드: 새로운 전술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경우의 수 없이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한 신태용호가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조 1, 2위가 걸린 대결이지만 신태용 감독은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와 백승호의 선발 제외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벤치에 앉았던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동시에 새로운 전략이 예고됐다. 신태용은 “잉글랜드전은 완전히 새로운 전술을 사용할 것이다. 확 바뀐, 이제껏 쓰지 않았던 전술이다”고 말했다. 기니, 아르헨티나전 승리를 점쳤던 필자는, 이번에는 무승부를 점친다.

■ 한국 vs 잉글랜드 예상 포메이션

(한국 4-4-2 다이아몬드 포메이션 : 1송범근 – 13이유현 4정태욱 5이상민 3우찬양 - 20이정문 8한찬희 18임민혁 6이승모 - 17강지훈 11하승운)

(잉글랜드 4-4-2(혹은 4-4-1-1) 포메이션 : 1우드먼 - 2케니 5토모리 6클라크솔터 3코널리 – 4콕 7오노마 16갈버트르윈 18도월 - 10솔랑케, 9암스트롱)

“완전히 새로운 전술로 상대할 것이다. 확 바뀐 전술이다. 이제껏 쓰지 않았던 전술로 상대할 것이다” – 신태용 감독 –

신태용 감독이 또 한 번의 파격적인 전술 변화를 예고했다. 기니전(4-2-3-1), 아르헨티나전(3-4-3)에 맞춤 전술을 썼던 그는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도 상대 전략에 대응하는 포메이션을 가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태용 감독은 평가전과 조별리그 2경기에서 4-2-3-1/ 4-1-4-1/ 3-4-3을 시험했다. 이것과는 완전히 다른 전술이라면 ‘원톱’이 아닌 ‘투톱’에 기반한 4-4-2 또는 3-5-2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잉글랜드는 전형적인 4-4-2 포메이션을 쓴다. 그것을 부술 수 있는 전술을 준비할 것이다” – 신태용 감독 –

잉글랜드가 4-4-2를 쓴다고 가정한 만큼, 투톱에 대응하는 스리백이 아르헨티나전에 이어 또 다시 가동될 확률도 높다. 다만, 잉글랜드 투톱 중 솔랑케가 다소 처진 위치로 내려와 플레이 하기 때문에 4-4-2를 바탕으로 한 다이아몬드 전술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는 4-4-2의 약점과도 연결된다. ‘3줄 포메이션’인 4-4-2는 수비와 미드필더가 벌어질 경우 많은 공간이 생긴다. 다이아몬드 미드필더를 쓸 경우, 앞의 ‘1’인 공격형 미드필더와 뒤의 ‘1’인 수비형 미드필더가 그 공간을 지배할 수 있다.

문제는 누가 그 위치에 서느냐다. 신태용 감독은 이제껏 쓰지 않은 새로운 전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파격적인 전술을 의미하기도 한다. 187cm 솔랑케는 높이와 힘이 뛰어난 선수다. 스리백에서 포어 리베로를 맡았던 김승우(184cm)보단 김민호(188cm), 이정문(194cm)가 홀딩 미드필더로 깜짝 출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둘 다 높이에선 솔랑케에 밀리지 않는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는 이진현, 이상헌, 백승호, 임민혁 등 설 수 있는 선수가 많다. 만약, 가운데 ‘2’의 자리에 한찬희와 이승모가 짝을 이룬다면 기니전에서 골을 터트린 임민혁이 전진될 수 있다. 혹은 임민혁이 중앙에 설 경우 이상헌 또는 백승호도 가능하다.

“사실 준비한 전술은 아니다. 하루 맞춤 전술을 훈련하는 것이다. 그러나 큰 틀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이 잘 해줄 것이다” – 신태용 감독 –

신태용 감독의 인터뷰에서 주목할 단어는 ‘맞춤’과 ‘틀’이다. 잉글랜드 4-4-2에 맞는 전술을 쓰겠지만, 기존의 틀을 깰 만큼 큰 변화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는 포메이션이 아니라, 대인 방어처럼 디테일 한 부분 전술을 가미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제 무리뉴 감독이 첼시의 에당 아자르를 묶기 위해 안데르 에레라에게 맨마킹을 지시한 것처럼 말이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후반에 나올 수 있다. 아예 출전하지 않는 건 아니다. 모든 건 열려 있다. (측면 수비수) 윤종규가 부상을 당해서 스쿼드에 여유가 없다.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다” – 신태용 감독 –

‘바르셀로나 듀오’는 선발보다 후반 조커에 무게가 실린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춘 이승우는 체력이 약한 잉글랜드의 후반을 공략할 수 있다. 윤종규 부상은 측면 수비 자원의 부족을 의미한다. 이유현, 우찬양이 부상을 당할 경우 대체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 신태용 감독이 상황을 보고 선발을 결정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이 부분이 변수다. 윤종규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지만 잉글랜드전에 휴식이 필요하다면, 이유현과 우찬양을 대신할 측면 수비가 필요하다. 이럴 경우 스리백을 세운 뒤 측면 미드필더를 윙백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나올 수도 있다. 강지훈의 경우 윙백이 가능하다.

“잉글랜드는 피지컬이 좋지만, 체력과 속도가 부족하다. 그래서 그동안 안 뛴 선수들이 나가서 체력적으로 많이 뛰며 잉글랜드를 잡을 생각이다” – 신태용 감독 –

신태용 감독은 잉글랜드가 체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 2차전에서 뛰지 않은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워 체력 싸움에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전반에 체력적으로 강하게 부딪혀 잉글랜드의 체력을 떨어뜨린 뒤 후반 조커로 이승우처럼 빠른 선수를 투입해 뒷공간을 노릴 공산이 크다. 그러나 조직력이 강조되는 수비라인에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마이데일리DB, 대한축구협회, TacticalPAD]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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