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도 긴장했어'...마운드에서는 '싸움닭', 더그아웃에서는 '순한 양' [유진형의 현장 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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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마운드에서는 타자를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압도했지만 마운드를 내려온 뒤 더그아웃에서는 수줍은 소녀처럼 긴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행복해했다.

마침내 롯데 자이언츠 긴 머리 클로저 김원중이 돌아왔다.

김원중은 스프링캠프 기간 중 늑골 부상과 허벅지 내전근 부상을 당해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고 그동안 재활을 통해 몸을 만들고 있었다.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 롯데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돌아와 시즌 첫 투구를 했다.

김원중은 7회말 선발투수 김진욱에 이어 구원 등판했다. 6회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었고 임경완 코치의 격려를 받으며 힘차게 마운드로 뛰어나갔다. 김원중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롯데 팬들은 그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다.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지만 타자를 상대할 때는 카리스마 그 자체였다. 선두타자 채은성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이어 유강남을 2루수 땅볼, 오지환은 1루수 땅볼로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최고 구속 149km를 찍으며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것을 증명했다. 3루 쪽 원정 응원석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은 건강하게 돌아온 롯데 클로저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김원중도 모자를 벗고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감사 인사를 했다.

김원중은 마운드에서 '싸움닭'처럼 강렬한 눈빛으로 타자를 상대했지만 더그아웃에서는 긴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수줍은 '순한 양' 이었다.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더그아웃에 들어선 김원중은 '너무 긴장했다'며 떨리는 가슴을 잡고 기뻐했다.

경기 후 김원중은 "팬들의 함성이 무척 크게 들렸다. 덕분에 힘이 나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복귀 소감을 밝히며 "늦게 1군에 합류해 팀원들에게 미안하고 최대한 빠르게 내 원래 모습을 되찾겠다"고 약속했다.

김원중은 지난해 35세이브를 포함해 2년간 60세이브를 따낸 마무리 투수지만 올 시즌 임시 마무리를 맡고 있는 최준용이 13경기에서 9세이브, 평균자책점 1.23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 서튼 감독도 "김원중이 시즌 첫 1군 등판임에도 구속도 괜찮았고 날카로운 모습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내며 "우리는 두 명의 마무리 투수가 있다"며 행복한 고민을 시작했다.

[1이닝 무실점 건강하게 돌아온 롯데 김원중.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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