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동점홈런에도 멀티이닝 신뢰…오승환 향한 믿음은 계속되나 [도쿄올림픽]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아찔한 한판이었다. 하마터면 많은 것을 잃을 뻔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 대표팀은 29일 일본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B조 예선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6-5로 승리했다.

순탄치 않은 경기였다. 한국은 홈런 2방에 휘청거리며 2-4로 뒤지다 7회말 이정후와 김현수의 백투백 홈런, 그리고 오지환의 적시 2루타로 5-4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9회초 베테랑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려 1점차 리드를 지키려 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라반웨이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고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한국 벤치의 신뢰는 여전했다. 연장 10회초 승부치기에도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라온 것이다. 오승환은 삼진 3개를 연달아 잡으며 주자들의 득점을 막았다.

아무래도 오승환의 '경험'을 신뢰한 듯 보였다. 때문에 오승환에게 마무리투수라는 보직도 맡기고 멀티이닝도 소화하게 한 것은 아닐까. 아이러니하게도 오승환은 가장 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다. 만약 한현희가 '술판 파동'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자진 반납하지 않았다면 오승환이 합류할 일도 없었다.

당초 오승환은 6월에 발표된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오승환과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오승환보다 고우석의 구위가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막상 오승환이 대표팀에 합류하자 오승환에게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기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9회 1점차 리드는 지키지 못했어도 10회초 승부치기 위기는 견뎠다. 하지만 멀티이닝을 소화하느라 30개의 공을 던져야 했다. 한국은 하루 휴식을 취하고 31일 미국을 만난다. 김경문호는 이번에도 믿음과 뚝심의 야구를 선보였다. 미국전에서도 1점차 리드를 안고 9회를 맞이한다면 똑같이 '오승환 카드'를 내밀게 될까.

[대한민국 오승환이 29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오프닝 라운드 B조 이스라엘과 대한민국의 경기 9회초 이스라엘 선두타자 라이언 라반웨이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사진 = 일본 요코하마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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