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환 "감독vs배우 중 더 매력적인 작업? 지금은 배우!…'반도'의 시간이니까"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영화감독 겸 배우 구교환(38)이 연기 및 연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구교환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나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와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반도'에서 구교환은 무자비한 631부대 구성원들을 통제하는 지휘관 서 대위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희망을 잃고 무너져내린 서 대위는 나약함과 잔인함이 공존하는 인물. 많지 않은 분량에도 구교환은 특유의 캐릭터 표현력으로 관객을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상업영화에선 생경한 배우이지만 독립영화계에선 그야말로 스타다. 지난 2008년 데뷔해 일찌감치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여러 단편영화를 연출하며 개성 가득한 감독으로서도 이름을 떨쳐왔다. 영화 '걸스 온 탑',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방과 후 티타임 리턴즈', '오늘영화-연애다큐', '술래잡기', '웰컴 투 마이 홈',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 등의 메가폰을 잡았고 7년 연인이자 소울메이트인 이옥섭 감독과 협업해 통통 튀는 작품을 다수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배우와 감독이 지닌 각각의 매력을 묻자 구교환은 "배우로서는 호기심 있는 인물을 만나고 싶고 그 영화 안에서 쓰임새 있는 인물이 되고 싶다. 감독으로서는 관객들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 거창한 욕심은 없다. 관객들을 만나는 것만큼 대단한 일이 없지 않나"라며 "이런 공식적인 인터뷰에서도 말을 아끼는 게, 관객들의 감상을 해칠까 봐 그렇다. 제 생각뿐만 아니라 분명히 관객 분들의 감상도 있을 텐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현재 감독과 배우 중 더 매력적인 작업을 묻자면 배우가 더 매력 있게 느껴진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은 '반도'의 시간이니까"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반도'로 상업영화로 활동 영역을 넓힌 구교환. 그러나 그는 "저에겐 '메기' 이후의 작품일 뿐이다"라며 "이 작업('반도')을 분리해서 선택하지는 않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가끔 상업영화 제안을 받은 적도 있지만 그 때는 제가 다 개인작업 중이었다. 아쉬웠는데 이번에 함께 하게 됐다. '반도' 세계관을 궁금해했는데 참여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스코어보다는 관객들을 많이 만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스코어인가?(웃음) 그냥 관객들이 제 모습을 보고 돌아가시는 길에 생각나는 인물이 되고 싶다. 영화도 자기 전에 생각나는 영화면 좋겠다. 저는 영화의 완성이 관객들을 만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향후 활동은 몰라요. 다음에 어떤 작업을 할지 그냥 궁금해요. 제가 나중의 일을 알 수는 없잖아요. 그냥 제가 궁금한 영화와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기다리는 게 활동 계획이에요. 저는 스케일이 크고 작은 지보다는 이야기를 좋아해요. 장르 분류를 하지 않는 게 배우로서의 태도인 것 같아요. 작품의 외적인 요소를 지양하려고 해요. 장르라는 건 그냥 관객들의 편의성을 위해 나뉜 것이고, 만드는 입장에서는 나눌 수 없어요. 카테고리일 뿐이죠. '반도'도 복합장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어떤 영화를 하고 싶어요'라고 명확히 말할 수 없어요."

한편, 지난 15일 개봉한 '반도'는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국내 최초 아포칼립스 세계관 영화로 2020년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개봉 전 185개국 선판매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뚫고 개봉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 = 나무엑터스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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