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혜나의 마지막 한마디 "정준호 아빠 정말 몰랐나요?"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혜나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마지막 말이요?"

배우 김보라는 25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의 김혜나를 떠나보내는 소회를 밝혔다. 'SKY 캐슬'에서 김보라는 출생의 비밀을 품고 캐슬에 들어온 혜나의 비극적 운명을 연기했다.

"인기가 조금 실감이 나긴 한다. 15년간 연기를 하면서 주로 10대, 20대 초반 분들이 날 알아봤는데, 'SKY 캐슬' 이후로 확실히 연령, 성별이 다양해졌다"며 말문을 연 김보라. 극중 혜나보다 밝고 애교가 많은 김보라는 "촬영을 하다 한 번은 마트에 갔는데 아주머니가 '우주 여자친구 아니냐?'고 물으시더라"고 털어놓으며 웃어보였다.

김보라에게 큰 전환점이 된 작품인 'SKY 캐슬'. 김보라는 우선 치열했던 오디션 과정을 떠올리며 "그동안 학생 역할을 많이 했기 때문에 똑같이 교복을 입고 오디션을 갔다. 처음에는 큰 기대가 없었다. 그런데 오디션장에서 대본을 보고 혜나와 예서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내가 이 작품을 하게 되면 혜나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혜나라는 인물에 더 몰입이 됐던 것 같다. 실제 성격도 예서보다는 혜나와 닮았다. 혜나는 평소 감정을 숨기는 편이고, 예빈이와 어른을 대할 때 모습이 다른데 나도 그 사람에 맞춰서 변하는 편이니까"고 고백했다.

혜나를 연기하며 가진 고민도 말했다. 그는 "후반부로 갈수록 혜나가 격해졌다. 강한 대사도 많고, 강한 장면도 많아서 나도 고민이 많았다. 혜나가 미워보이지 않길 바랐기 때문이다. 작품의 어른들과 달리 10대의 어린 나이에 혜나가 할 수 있는 게 이런 것 뿐이니까.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강한 것을 어필하려고 하는데, 그 모습이 마냥 밉게만 보일까봐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애착이 컸던 혜나 캐릭터. 하지만 극중 혜나의 마지막은 비극적이었다. 추락 장면에 대해 그는 "혜나의 결말이 이렇게 충격적일 줄은 몰랐다. 처음에 들은 것은 있었지만, 대본을 보고, 방송을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느낌이 이상했다. 혜나에게 너무 몰입을 해서인지, 그래서 나도 충격이었다"고 회상했다.

유난히 또래와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던 'SKY 캐슬'. 김보라는 촬영 과정을 떠올리며 "처음에는 예서(김혜윤)랑 서로 존댓말을 썼다. 그런데 눈만 마주치면 싸우는 인물이 예서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또 사적으로 밥을 먹은 적이 있는데, 예서가 먼저 다가오더라. '말을 놔도 되냐'면서.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 않다보니까. 더 친근해졌던 것 같다. 촬영장을 가는 것이 학교를 가는 것처럼 반가웠다"고 얘기했다.

더불어 "우주를 연기한 찬희는 실제로도 조용하고, 내 농담을 잘 받아주는 편이다. 그런 반응이 귀여워서 내가 장난을 많이 쳤다. 사실 혜나와 우주의 뽀뽀신을 찍을 때는 어색함보다 미안한 감정이 컸다. 내가 혜나에 몰입을 한 상태이다 보니, 우주의 마음을 이용하는 그 장면이 그랬다. 실제로 우주에게 사과를 하기도 했다. 찍으면서도 '이러려는 게 아닌데 예서 때문에 미안하다'고 생각만 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그렇다면 극중 혜나는 우주를 실제로 좋아했을까? 누구보다 혜나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배우인 김보라는 "친구와 이성 사이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성으로 좋아하는 감정보다 해결해야 하는 게 더 크니까 거기까지는 다가가지 못했던 것 같다. 혜나는 똑부러진 아이이기 때문에 누가 내 편이고, 누가 날 사랑하는지 알았을 것이다. 다만 예서를 자극하기 위해 하는 수 없이 그렇게 다가간 것 같다"고 짚었다.

인터뷰 말미 김보라는 앞으로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로 예서를 꼽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부잣집 딸 역할을 많이 해본 적이 없어서"라는 너스레로 말문을 연 김보라는 "만일 해본다면 나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게 궁금하더라. 혜나와는 또 다른 당돌함을 표현해보고 싶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은 "혜나의 입장에서 극 속의 인물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냐?"라는 것이었다.

"예서에게는 '말 좀 예쁘게 해라'고 하고 싶어요.(웃음) 우주에게는 당연히 '미안해'라는 말이고요. 그리고 강준상(정준호)이라는 인물에게는 '정말 몰랐나요?'라고 묻고 싶네요."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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