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햄 입단' 대만 4할타자 왕보룽 "이치로를 목표로 뛰겠다"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대만 4할타자 왕보룽(25)이 일본행의 꿈을 이뤘다. 등번호 99번이 새겨진 니혼햄 파이터스 유니폼을 입고 “이치로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스포츠호치, 데일리스포츠 등 일본 복수 언론은 지난 1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왕보룽의 니혼햄 입단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대만의 최고타자답게 입단식은 시내에 위치한 5성급 호텔인 W타이베이 호텔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이 호텔은 1박에 36만 대만달러(약 1300만원)짜리 스위트룸을 보유한 최고급 호텔로, 미국 유명가수 레이디 가가가 묵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날 약 200여명의 일본과 대만 취재진이 몰려들었으며 이례적으로 유튜브 생중계도 이뤄졌다.

왕보룽은 대만 선수 최초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일본 진출에 성공했다. 당초 니혼햄을 비롯해 요미우리, 한신, 라쿠텐, 세이부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최고 입찰액을 써낸 니혼햄이 우선 협상권을 획득했다. 지난 4일 대략적인 입단 합의에 도달한 뒤 세부적인 조율을 거쳐 7일 4년 총액 5억엔(약 49억원)에 정식 계약을 맺었다.

이날 니혼햄 요시무라 히로시 단장은 왕보룽의 입단을 1980년대 후반 요미우리에서 활약한 대만 선수 뤼밍츠와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스즈키 이치로의 필적하는 도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에 왕보룽은 “선배 뤼밍츠와 이치로에 비유되는 건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앞으로 두 선수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왕보룽은 우투좌타 외야수로, 대만에서 4시즌동안 378경기 타율 .386 86홈런 319타점으로 활약했다. 2016년부터 2년 연속 4할 타율에 도달하며 2016년 MVP와 신인왕, 2017년 MVP의 영예를 안았다. 구리야마 히데키 니혼햄 감독이 “타율도 높고 장타를 많이 칠 수 있는 게 그의 능력이다. 매우 드문 경우”라고 했자 왕보룽은 “최종적으로 타이틀을 따내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화답했다.

구리야마 감독은 왕보룽의 전 소속팀 라미고 몽키스에게 사과 인사를 하기도 했다. 감독은 “왕보룽을 데려가서 죄송하다. 라미고가 왕보룽을 잃어 정규시즌 3연패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러나 진짜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더욱 곤란하다”라고 호탕한 웃음을 보였다.

왕보룽의 입단으로 대만팬들의 일본 방문도 잦아질 전망이다.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니혼햄과 라미고 양 구단은 대만 팬들을 상대로 ‘왕보룽 응원 투어’ 검토에 들어갔다. 대만의 4할타자가 일본에서 선보일 모습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왕보룽.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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