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리뷰] 영화에서 가무극으로 '국경의 남쪽', 군더더기 싹 빼고 그린 사랑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군더더기를 싹 빼고 국경의 남쪽에서 진짜 사랑을 찾는 모습을 그렸다.

영화 '국경의 남쪽'이 가무극으로 무대에 올랐다. 2006년 개봉된 동명의 영화 '국경의 남쪽'(감독 안판석)을 원작으로 탈북자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며 남과 북의 만남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국경의 남쪽'은 남과 북의 분단, 탈북자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만 군더더기가 없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버린 분단의 슬픈 현실로 인해 헤어지게 되는 첫사랑 연인, 탈북 이후 힘들어지는 삶 등을 그리지만 딱 거기까지다.

오로지 현실 그 자체만을 보여주고, 인물의 감정선을 더 파고들지는 않는다. 물론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그려내기는 하지만 더 깊이 파고들어 그 감정에 집중하지는 않는다. 무거운 소재, 감정적으로 휘몰아치는 주제를 10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걷어낸 모습이다.

현실 그 자체만을 보여줘도 인물의 감정은 충분히 전달된다. 그저 현실만으로도 이들의 아픈 사랑, 상처 입는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 이 현실 속에서 결국 상황에 맞춰 변화하고, 또 그로 인해 또 다른 진짜 사랑을 찾는 모습이 실제로 우리가 겪을 수 있을 일이기에 더욱 와닿는다.

분단의 현실 속에 가슴 아픈 사랑을 하는 탈북자의 현실은 정통 멜로로 그려진다. 이와 함께 이들이 국경의 남쪽에서 새로운 사랑을 찾는 과정은 남과 북이 앞으로 화합되는 모습으로까지 확대 해석돼 다가오기도 한다.

무거운 소재를 군더더기 없이 그 자체로 보여주니 부담이 없다. 물론 휘몰아치는 감정, 사무치는 마음이야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 그러나 '국경의 남쪽'은 휘몰아치는 감정에 관객들을 끌어들이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담백한 쪽을 택했다.

지난 30년 동안 남북문화교류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온 서울예술단답게 한국 사회에서 다룰 수 있는 적절한 소재를 다가가기 쉽게 풀어냈다.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 공연시간 105분. 오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1544-1555

['국경의 남쪽' 공연 이미지. 사진 = 서울예술단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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