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봐' 긴급 결방, 폐지 수순일까?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KBS 2TV '나를 돌아봐'가 논란 끝에 결방을 결정했다. 배우 최민수의 PD 폭행 사태로 겉잡을 수 없이 악화한 여론을 의식한 탓이다. '나를 돌아봐'는 과연 방송을 재개할 수 있을까. 혹시 이대로 폐지 수순을 밟는 것은 아닐까.

'나를 돌아봐' 제작진은 21일 "최민수 씨의 불미스런 일로 논란을 일으킨 것에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출연자 관리와 촬영 전반에 대해 통제를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리하지 못해 발생한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반성한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제작사 PD에게도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결방 소식을 전했다.

지난 19일 '나를 돌아봐' 촬영 중 "욕 하지 마"라고 말하는 외주제작사 PD의 턱 부분을 가격한 최민수의 폭행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제작진이 20일 "두 사람이 오해를 풀고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원만히 화해했다"고 해명하면서 더욱 확대됐다. 제작진이 최민수의 하차 대신 사과 방송을 내보내겠다고 하자, 네티즌들은 최민수의 하차와 함께 프로그램에 대한 폐지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은 21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을 통해 '나를 돌아봐' 폐지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 들어갔고, 다수의 네티즌들이 비공개로 운영 중인 '나를 돌아봐' 게시판에 최민수의 하차와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는 글을 게재 중이다. 여기에 최민수 폭행 사태를 '갑질'로 규정한 한국독립PD협회의 규탄 성명까지 더해지면서 여론은 악화 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당초 '나를 돌아봐' 제작진은 최민수의 사과를 방송에 내보낼 계획이었다. 21일 오전까지도 KBS 예능국은 "'나를 돌아봐'를 통해 최민수의 사과 방송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불과 몇 시간만에 뒤집혔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었다.

긴급 결방을 결정한 '나를 돌아봐' 제작진은 잠시 한 숨을 돌리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방송 재개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최민수의 하차 없이 방송을 재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긴급 결방이라는 초강수를 둔 상황에서 과연 '나를 돌아봐'가 이대로 방송을 이어갈 수 있을지, 시청자들에게 다시 웃음을 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소임을 다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나를 돌아봐'의 결방이 폐지로 이어질 지, 아니면 악화 여론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제작진의 의도인지는 좀 더 두고 지켜볼 일이다.

[KBS 2TV '나를 돌아봐' 포스터.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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