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가 아닌 연기에 올인 '그 겨울' 송혜교 [김민성의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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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송혜교가 연기도 미모도 제대로 물이 올랐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 그리고 발굴의 작가 노희경이 풀어내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통해 그 찬란한 외모에 버금가는 완숙한 연기력으로 뜨거운 찬사를 듣고 있다. 극강 비주얼 커플로 조인성과 환상 호흡을 자랑하며 수목극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일본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의 리메이크작인 이 드라마는 부모에게 버려지고 첫사랑에 실패한 후 의미 없는 삶을 사는 남자 오수(조인성)와 부모의 이혼과 오빠의 결별, 갑자기 찾아온 시각 장애로 외로운 삶을 사는 여자 오영(송혜교)이 만나 사랑하는 정통 멜로 드라마이다. 극중 송혜교는 재벌 상속녀지만 불우한 가족사와 함께 뇌종양으로 시력을 잃고 몸도 마음도 완전히 세상과 문을 닫는 여자이다. 송혜교는 시각 장애인이라는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명품 동공연기’라고 칭송될 만큼 완벽한 시선처리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불편한 움직임을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워낙 극단적인 클로즈업 장면이 많기에 주인공들의 감정과 호흡까지 가감 없이 전달되고 있다.

1982년생, 올해 32살이 된 송혜교는 중학교 때인 1996년 교복모델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데뷔한 후 이듬해 드라마 ‘첫사랑’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순풍산부인과’, ‘행진’, ‘백야 3.98’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하이틴 스타로 활약했다. 2000년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주인공 은서 역을 연기하며 송승헌, 원빈과 더불어 한류스타로 급부상했고, 이후 ‘올인’, ‘햇빛 쏟아지다’, ‘풀하우스’ 등에 출연하며 톱스타로 올라섰다.

이번 드라마는 2008년 노희경 작가의 ‘그들이 사는 세상’에 이어 5년 만의 복귀작으로 조인성-송혜교의 케미(사람 사이의 화학반응)로 인해 시청률을 더욱 견인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송혜교는 ‘가을동화’에서 송승헌과는 어릴 때 남매로 알았다가 남이 된 후 사랑에 빠졌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조인성이 가짜 오빠로 등장하지만 커서 남매로 만나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다. 세상과 사람들의 상처받은 두 남녀가 어떻게 서로의 마음을 열고 교감하며 소통할지 벌써 기대가 된다.

사실 송혜교는 최근 몇 년간 영화 ‘페티쉬’, ‘카멜리아’, ‘오늘’, '일대종사' 등 작품성을 답보한 비상업적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다소 대중들과 멀어져 있었다. 순정의 대명사이자 첫사랑의 심벌이었던 그녀가 혹은 트렌디 드라마의 깜찍 발랄한 주인공에 머물기보다는 어둡고 또한 무겁게 자신을 재무장하며 진짜 배우로 성장해왔다. 톱스타이기에 막대한 자본이나 달달한 스토리로 흥행성이 보장되는 좀 더 쉬운 길을 택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 시간을 지났기에 송혜교는 이번 드라마에서 성숙해진 외모만큼 완숙해진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는 것이다. 오랜 공백이 무색하게 일취월장한 연기력과 성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난 송혜교. 중학교때 솜털이 송송한(?) 겁먹은 듯한 사슴 눈방울의 송혜교가 아련히 떠오른다. 아직 앳된 외모는 여전하지만, 진짜 배우로 성큼 성장한 모습이 보니 너무 흐뭇하다. 인기가 아닌 연기에 올인한 그녀가 더욱 사랑받기를 기대해본다.

[배우 송혜교. 사진 = SBS 제공, 영화 '오늘'-'페티쉬' 포스터]

이승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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