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니, “현아와의 경쟁? 말도 안돼”(인터뷰)

[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로 데뷔한 지 어언 7년, 그리고 약 5년 만에 솔로로 돌아온 스테파니가 오랫동안 공백기를 가졌던 이유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룹 내에서 무엇보다 뛰어난 춤실력과 무대 퍼포먼스를 뽐냈던 스테파니는 오랜만에 선 국내 무대, 넷이 아닌 혼자서도 무대를 꽉 채웠고 변치않은 내공을 드러냈다.

하지만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춤으로 인한 부상으로 원치않게 공백기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스테파니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긴 시간동안 자신을 사라졌다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특히 스테파니는 항간에 루머처럼 돈 SM 탈퇴설, 천상지희 해체설 및 불화설 등은 사실이 아니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2008년도에 천상지희의 최초 단독 콘서트가 일본에서 잡혀 있었다. 첫 단독 콘서트라 하루 8시간 씩 안무를 짜고 라이브 연습을 했다. 당시 허리 부상이 있었는데 무리한 연습으로 결국 목에서 허리까지 심각한 통증이 왔고 몸을 아예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연습 도중 한국으로 돌아갔고 다시 미국에서 재활치료를 시작했는데 그게 시간이 오래걸렸다. 아직도 완쾌가 된 것은 아니다.”

스테파니는 5살 때부터 무용을 시작했다. 인대가 늘어나는 것은 일도 아니었고 십자 인대 파열, 연골 부상 등 어렸을 때부터 항상 고통을 달고 다녔다고 했다. 고질병처럼 안고 가는 고통이라 생각했기에 가수 데뷔와 함께 늘상 딱딱한 나무바닥에 높은 힐을 신고 연습을 하는 것쯤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같은 악순환은 결국 오랜 재활치료를 요한 최악의 몸상태가 될 때까지 계속됐고 활동 자체를 불가능하게 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프로적이지 못했다. 춤을 진정 좋아한다면 욕심만 낼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관리 하는 게 더 현명한 일이었는데 돌이켜 많이 느꼈다. 8개월간 미국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으려니 너무 우울해졌다. 콘서트를 눈 앞에서 놓친 것도 정말 짜증이 났고 무대 욕심이 많았기에 더 속상했다. 그 모든 시간들이 정신적으로 제 자신에게도 충격이었다.”

스테파니는 우울하고 힘들었던 당시 어린 시절부터 했던 발레로 이를 극복했다. 발레의 기초부터 다시 다진 스테파니는 이를 통해 자연스레 재활치료가 됐다. 파워풀한 댄스를 소화하는 그지만 뼈가 다 자라기 전 일찍 무용을 시작한 탓에 척추와 목뼈 등의 모양이 변형돼 몸을 지탱해주는 근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그는 장시간 한 자세를 유지해야 되는 요가보단 자신의 몸에 최대한 익숙한 동작들을 하는 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고 했다.

SM 나갔다고 오해하지 마세요

스테파니는 16살 때 우연찮게 미국 LA의 오렌지 카운티에서 한 한인 페스티벌에 참가했고 이를 눈여겨 보던 SM 관계자로부터 오디션 제의를 받았다. 당시엔 가수 보단 발레리나를 꿈꿨었다는 스테파니는 이후 HOT, SES 등을 보며 무대 위에 오르는 것을 희망하게 됐고 오페라 가수를 하셨던 어머니의 권유에 힘입어 SM 오디션에 지원, 덜컥 1등을 했다.

이에 얼떨결에 SM과 전속계약까지 체결하게 된 스테파니는 “전속계약을 바꾼 적이 한 번도 없는데 SM에서 나갔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연장 계약을 한 지도 꽤 됐는데 이제 그런 오해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이어 오해를 하게끔 공백기를 가진 결정적인 이유는 허리부상이지만 그간 한 번도 쉰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발레를 하다가 아예 교사 자격증을 따면 어떨까 싶어서 그때부터 발레에 관한 이론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발레 지도를 하고 안무를 짜서 학생들을 콩쿠르에 올리고 정신없이 보냈다. 누군가를 가르치면서 내게도 운동이 됐고 부상 1년 반 만에 다시 토슈즈도 신게 됐다. 이후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LA발레단의 공개오디션과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원서를 냈고 둘 다 합격돼 학교는 휴학하고 컴백 전까지 LA발레단 소속 전문 무용수로 지냈다.”

SBS ‘X맨’ 통해 김창환 프로듀서에게 찜 당해

발레단으로 활동하며 학교에 대한 진로를 고민하던 차에 스테파니는 김창환 프로듀서가 이수만 회장에게 자신의 곡을 써주고 싶단 제의를 듣게 됐다. 이는 천상지희로 활동할 타이밍을 놓치면서 자연스레 찾아오게 됐다.

“단독콘서트 이후 공백기를 겪는 동안 린아는 연기자 파트로 넘어갔고 다나와 선데이는 유닛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에 가나 안 가나 타이밍이 계속 안 맞는 상황에서 김창환 프로듀서의 솔로 제의가 왔다. 사실 제의는 오래 전에 받았고 이미 저를 염두해 둔 곡도 써 놓으신 상태였다. 그래서인지 발레단을 정리하고 오니 착착 진행이 됐다.”

스테파니에 따르면 평소 이수만 회장과 김창환 프로듀서는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는 형동생 하는 사이였고 스테파니가 SBS ‘X맨’ 출연 당시 그를 눈여겨 봤던 김창환은 ‘저렇게 춤추는 친구한테 주고 싶은 곡을 쓰고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때부터 곡 작업에 들어갔단다. 허리 부상으로 재활기간이 더 길어지지만 않았다면 조금 더 빨리 활동했을 테지만 말이다.

우여곡절 끝에 활동을 재개한 스테파니는 외부 회사와 첫 콜라보레이션을 한 SM가수 1호로 컴백하게 됐다. 최근에는 걸그룹 라니아가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의 프로듀싱으로 각 소속사 간 합작물을 만들어낸 바 있다. 이번엔 이수만 회장과 김건모를 발굴한 미디어라인의 김창환의 합작으로 스테파니의 어깨 역시 무거울 터.

“SM 소속으로 총괄 프로듀싱은 김창환 님이 맡아주신 거다. 이에 매니저도 양 소속사에서 같이 나와 함께 움직이는 인원도 많다. 제가 잘 돼야 다른 우리 회사 애들도 이런 기회가 더 올 수 있을 거고 이에 든든한만큼 부담감이 없진 않다. 무대에서 ‘게임’을 잘해야 될 것 같다.”

스테파니의 경우처럼 후배 가수 중 현아 역시 뛰어난 춤솜씨를 지닌 퍼포먼스형 가수로 걸그룹 포미닛 소속이지만 솔로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에 스테파니는 "활동시기가 비슷하지만 현아와 경쟁한다는 말은 말도 안 된다. 그저 저를 스테파니 자체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넷에서 혼자 무대에 오른다는 게 낯설기도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솔로 여자 가수로 자리매김 하는 게 내 목표다. 요새 여자 솔로들이 많이 나와서 오히려 좋다. 퍼포먼스 뿐만 아니라 라이브 연습도 많이했고 노래도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 실제 무대에 오른 뒤 한물 갔단 소리보단 여전하단 말씀들을 많이 해줘서 감사했다"고 답했다.

스테파니는 지난달 새 미니앨범 ‘더 뉴 비기닝’을 발매하고 타이틀곡 ‘게임’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스테파니. 사진 = 미디어라인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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