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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난해 '최동원상'을 수상했던 카일 하트(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강등 이유는 성적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사령탑의 설명. 그렇다면 하트가 강등된 이유는 무엇일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각) 카일 하트의 마이너리그 옵션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하트는 샌디에이고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로 강등됐다.
하트는 지난해 KBO리그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빅리그 커리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에서 NC 다이노스와 손을 잡은 하트는 26경기에 등판해 157이닝을 소화, 13승 3패 평균자책점 2.69이라는 매우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이에 하트는 지난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까지 손에 넣는 기쁨을 맛봤다.
이에 NC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하트에게 재계약의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하트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바로 메이저리그였다. 특히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후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하트가 무려 18개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할 정도로 '인기 매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일정이 시작된 직후까지 하트의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래도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신세는 면했다. 하트는 지난 2월 샌디에이고와 1+1년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연봉은 100만 달러(약 14억원). 2026년에는 500만 달러(약 72억원)의 구단 옵션이 포함돼 있으며, 구단이 설정한 등판 횟수를 모두 충족할 경우 최대 750만 달러(약 108억원)까지 벌어들일 수 있는 계약. 그리고 50만 달러(약 7억원)의 바이아웃 금액이 포함됐으며, 트레이드가 될 경우 25만 달러(약 3억 5000만원)를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KBO리그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으나, 빅리그에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한 뒤 돈을 받아가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하트의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하트는 2경기에서 7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8실점(8자책)을 기록하는 등 2패 평균자책점 9.39를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그러나 샌디에이고 선발진에 부상자들이 쏟아지면서, 하트는 가까스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빅리그에서 시즌을 맞았다.
뚜껑을 열어본 뒤의 모습은 '들쭉날쭉'. 하트는 샌디에이고 데뷔전에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5이닝 2실점(2자책)으로 역투하며 감격의 첫 승을 맛봤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하트는 지난 7일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⅔이닝 만에 2피안타 4볼넷 5실점(5자책)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이후 이 흐름이 반복됐다.
1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는 6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2승째를 손에 쥐었으나, 19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맞대결에선 5이닝 10피안타 5실점(5자책)으로 처참하게 깨졌고, 지난 24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에서는 4⅓이닝 2실점(2자책)으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26일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하트를 강등하면서 라이언 베르거트를 콜업했다.
'MLB.com'의 AJ 카사벨에 따르면 마이크 쉴트 감독은 하트를 강등시킨 이유가 '성적'의 문제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건 '너의 성적이 좋지 않아서 내린다'는 식의 대화가 아니었다. 오히려 '네가 잘하고 있고,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다만 이번 결정은 우리 일정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는 5월 중순까지의 일정이 러프한 상황으로 하트를 내리고 불펜을 강화하는 쪽을 택한 셈이다.
'MLB.com'은 "하트는 앞으로도 엘파소에서 정기적으로 선발 등판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하트는 5월 9일까지 빅리그에 다시 올라올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샌디에이고 마운드의 상황에 따라 여유가 있는 일정이 종료된 후 다시 승격을 기대해볼 수는 있는 만큼 트리플A에서 성적이 향후 하트의 운명을 좌우할 전망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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