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얘기해주신 감독님 없었다" 베일 벗은 오기노호, 디테일이 살아있다 '선수단도 공감 100%'

[마이데일리 = 구미 심혜진 기자] 남자 프로배구 최초의 일본 출신 사령탑 오기노 마사지(53) 감독의 OK금융그룹이 베일을 벗었다.

OK금융그룹은 6일 오후 4시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예선 A조 KB손해보험과 경기서 세트스코어 3-0(25-17, 25-22, 25-11)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오기노 감독의 한국 무대 데뷔전이었다. 첫 경기서부터 승리를 가져가며 활짝 웃을 수 있었다.

오기노 감독은 지난 1988년부터 2010년까지 오랜 시간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한 '아시아 배구 강자'다. 2차례(1992, 2008) 올림픽 무대를 밟았고, 세계선수권에도 3차례(1990, 1998, 2006) 출전하는 등 국제 무대를 누비며 아시아 배구를 빛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 선수생활 은퇴 후에는 산토리 선버즈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 경력을 시작했고, 2012년까지 팀을 이끌었다. 이후 2017년 다시 산토리 감독으로 부임해 2019년까지 팀을 이끌 당시에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팀이 다시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했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선임 당시 "팀에 부족한 기본기와 수비 조직력을 채워줄 수 있는 감독이다"라고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지휘봉을 맡은 후 2개월간 수비 조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블로킹, 디그, 리시브 등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했다.

그 결과 첫 경기부터 블로킹 14개를 올리며 조직력을 발휘했다.

오기노 감독은 첫 승 후 "연습했던 부분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지시했는데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블로킹 시스템도 생각대로 잘 됐다. 아직 수정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선수들에게 오기노 감독은 어떤 사령탑일까.

차지환은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감독님이시다. '도전하지 않으면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좋은 트라이(시도)를 하라'고 말씀해주신다. 블로킹에 걸려도 잘했다고 박수를 쳐주시지만 과정이 보이지 않으면 질책하신다"고 오기노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 밝혔다.

무엇보다 디테일 부분을 강조한다.

차지환은 "예전에는 블로킹이면 블로킹, 수비면 수비였는데, 감독님이 오시면서 블로킹과 수비는 하나라고 강조하신다. 블로킹이 약속한대로 잘 돼야 수비도 잘 된다. 터치 연관성을 강조하신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말씀하시는 감독님을 만나보지 못했다. 이번에 다시 생각하게 됐다. 우리 팀이 서브 범실이 많은 팀이었는데 두 번째, 세 번째 서브를 강조하신다"고 변화를 이야기했다.

선수들에게는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차지환은 "선수들이 경기를 하면 편한 스타일의 배구를 할 수 밖에 없는데, 감독님이 오신 이후로는 많이 바뀌고 있다. 많이 도전하려고 한다. 도전이 쌓이면 기량이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오기노 감독, OK금융그룹 선수단, 차지환이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사진=KOVO]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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