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989억원의 벽은 굳건할까.

2021-2022 FA 시장은 역대급 광풍이 불었다. 15명의 FA가 총액 989억원을 나눠 가졌다. 100억원대 계약자가 5명(KIA 나성범 6년 150억원, LG 김현수 4+2년 115억원, 두산 김재환 4년 115억원, KIA 양현종 4년 103억원, NC 박건우 6년 100억원)이나 쏟아졌다.

그렇다면 2022-2023 FA 시장도 1년 전만큼 광풍이 일어날까. 우선 2021-2022 시장보다 약 1.5배 정도 많은 선수가 나올 전망이다. KBO가 시행하는 FA 자격획득 1년 단축의 원년이다. 고졸은 풀타임 9년에서 8년, 대졸은 풀타임 8년에서 7년으로 줄어든다.

역대 단일시즌 FA 총액 신기록을 1년만에 갈아치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FA 시장은 전통적으로 야수가 주도해왔다. 1년 전에는 외야수 빅6가 시장 흐름을 흔들었다. 그러나 다가올 시장에는 매물 자체는 적지 않더라도 양의지(NC)를 제외하면 100억원 이상 받을만한 거물급 야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포수가 대거 FA 시장에 나가지만, 양의지를 제외하면 올해 압도적인 타격성적을 남긴 포수는 없다. FA 포수들이 연쇄적으로 이동하지만 않는다면 FA 시장 자체가 그렇게 과열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막상 FA 협상이 시작되면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시장의 흐름이 어디서 어떻게 바뀔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더구나 올 겨울 FA 시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될 키워드는 이미 확정된 분위기다.

우선 양의지다. 양의지는 이번 FA 시장의 유일한 S급으로 통한다. 원 소속팀 NC를 비롯해 몇몇 팀이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최소 100억원대 계약이 유력하다. 총액 230억원의 김현수(LG)를 넘어 FA 재벌 1위를 예약했다.

또 다른 키워드는 두산 이승엽 감독과 롯데 성민규 단장이다. 두산은 이승엽 감독을 깜짝 영입하면서 FA 시장에서도 외부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이 감독이 18일 취임 기자회견서 포수 보강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코치 경력 없이 곧바로 감독석에 앉았다. 프런트 등 조력자들이 이 약점을 메울 수 있도록 돕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외부 FA 영입이다. 객관적 전력 자체를 높여주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두산도 FA 시장에서 쓰려고 마음을 먹으면 확실하게 써왔다. 2014-2015시장의 장원준(4년 84억원)이 마지막이었지만.

마지막으로 성민규 단장이다. 롯데는 성 단장에게 임기를 연장해주면서 확실하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단, 래리 서튼 감독의 계약이 끝나는 2023시즌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 겨울 외부 FA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키워드들의 공통점은 포수다. 두산과 롯데는 포수 보강이 필요한 대표적인 팀이다. FA 시장이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으로 작년 이상의 ‘억’ 소리가 나지 않더라도 제법 흥미롭게 돌아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 혹시 모른다. 갑자기 공격적으로 시장 흐름에 개입할 주체가 나타나면 작년처럼 달아오르지 말라는 법도 없다.

[위에서부터 양의지, 이승엽 감독, 성민규 단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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