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존' 수술 NO, 재활 택한 '9억팔'…장재영이 다시 방망이를? "글쎄요, 그건 모르잖아요?" 가능성 없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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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스프링캠프 때부터 방망이를 잡았던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마이데일리
2023년 스프링캠프 때부터 방망이를 잡았던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마이데일리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마이데일리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글쎄요. 그건 모르잖아요"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최근 손저림 증상으로 인해 토미존 수술을 권유받은 장재영이 재활을 택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장재영은 지난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덕수고 시절부터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은 물론 뛰어난 타격 재능까지 뽐내면서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까지 사로잡았던 만큼 장재영은 역대 신인 2위에 해당되는 계약금 '9억원'을 품에 안을 정도로 큰 기대 속에서 키움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분명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을 정도의 엄청난 공을 뿌리는 선수인 것은 맞지만,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받은 '제구'가 장재영의 발목을 잡았다. 장재영은 데뷔 첫 시즌 19경기에서 17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27개의 사사구를 기록하는 등 평균자책점 9.17로 부진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제구가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14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7.71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71⅔이닝 동안 75사사구를 기록했으나, 1승 5패 평균자책점 5.53으로 조금 더 좋아지는 모양새였다.

장재영은 다시 한번 1군 엔트리는 물론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라는 목표를 안고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2024시즌을 준비해 나갔는데,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장재영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것. 이에 장재영은 모든 훈련을 중단하고 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손상됐다는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최초 검진에서는 인대 손상의 정도가 심각하지 않았고, 장재영과 키움은 재활의 시간을 갖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달 초 더욱 큰 악재가 발생했다.

장재영은 지난 1일 삼성 라이온즈 2군을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2볼넷 1사구를 기록하던 중 오른쪽 새끼손가락의 저림 증상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장재영은 아웃카운트를 단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하고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가게 됐다. 그리고 이번에는 두 개의 병원을 통해 크로스체크를 진행한 결과 팔꿈치 인대가 70~80% 정도 손상이 됐다는 소견을 받았다. 키움 관계자는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UCL) 손상 진단을 받았고, 재건술(토미존)을 권유 받았다"고 설명, "주중 장재영과 면담을 통해 수술 진행 여부 결정할 것 같다"고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마이데일리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마이데일리
2024년 4월 1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키움의 경기. 키움 홍원기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1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키움의 경기. 키움 홍원기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이에 장재영은 트레이닝 파트와 면담을 진행, 향후 계획이 정해졌다. 홍원기 감독은 "트레이닝 파트를 통해 '완전한 파열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수술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까지 보고를 받았다. 야수 중에서는 김혜성, 이주형, 투수는 장재영을 꼽을 만큼 운동에 욕심이 많은 선수가 없다. 그만큼 준비도 많이 했다. 그런데 결과에 대한 조급함 때문에 불행한 부상 소식이 전해졌다. 일단 '수술을 안 한다'는 답을 내렸다. 재활 쪽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팔꿈치 인대를 재건하는 토미존 수술에 대한 시선이 부정적인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 기술을 비롯해 재활 프로그램이 좋아지면서, 토미존 수술을 받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수술을 받은 후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는 선수들도 있지만, 오히려 수술 이전보다 구속이 더 좋아지는 경우도 있기에 수술을 택하는 선수들이 증가하고 있다. 좋은 예로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이 두 번의 토미존 수술에도 불구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중이다.

토미존 수술의 가장 큰 단점 중 한 가지를 꼽는다면, 복귀까지의 소요 시간이다. 선수마다 차이가 있지만, 마운드 복귀까지 최소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택하는 선수가 많은 배경에는 수술을 받지 않고 단순 재활을 통해 마운드로 돌아왔을 때 다시 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받는 경우가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장재영이 수술이 아닌 재활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령탑은 "팔꿈치 통증과 (더 이상의) 손가락 저림 증세도 없다는 표현 때문에 재활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보통 UCL 수술은 1년의 재활 기간을 잡고, 많은 투수들이 하지 않나. 그런데 많은 투수들 중에 장재영이라는 투수는 아직까지 보여준 것이 없기 때문에 그 마음도 굉장히 컸을 것 같다. 그래서 수술을 받으면 1년의 시간이 날아가니, 수술을 받지 않고, 본인이 어떤 결과를 내기 위한 선택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트레이너에게 듣기로는 미국에서도 손상 정도에 따라 아프면 참고, 약을 먹고, 주사를 맞는 투수들도 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2023년 스프링캠프 때부터 방망이를 잡았던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마이데일리
2023년 스프링캠프 때부터 방망이를 잡았던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마이데일리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그렇다면 고교시절 투·타에서 모두 남다른 재능을 뽐냈고, 2021년에는 정규시즌 중 한차례 타석에 들어선 것은 물론 지난해 시범경기에도 '이도류'를 준비했던 장재영이 방망이를 잡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이 방망이를 잡을 가능성은 없죠?'라는 질문에 "글쎄요. 그건 모르잖아요"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토미존 수술 재활 과정에서도 타자로 메이저리그를 폭격하고 있는 모습을 고려한다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현시점에서 복귀 시점을 속단할 순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장재영이 수술이 아닌 재활을 진행하더라도, 1군 마운드로 돌아올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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