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강심장 신인을 봤나…'베테랑' 투수 상대로 기습 번트 대성공, '단장 출신' 감독도 감탄했다

  • 0

SSG 랜더스 박지환./SSG 랜더스
SSG 랜더스 박지환./SSG 랜더스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루키의 기습번트에 사령탑도 감탄했다.

박지환(SSG 랜더스)은 지난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맞대결에 8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지환은 '신인' 육청명을 상대로 안타를 때렸다. 이날 경기 SSG의 첫 안타였다.

SSG는 4회말 11점 빅이닝을 만들었는데, 선두타자 추신수가 포수 장성우의 실책으로 출루한 뒤 최정이 2루타를 때렸다. 한유섬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후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안타를 때려 1, 3루 기회를 만들었고 박성한이 2루수 땅볼로 타점을 올렸다. 계속된 1사 1루 상황에서 고명준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박지환의 타석에서 KT는 육청명을 내리고 우규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베테랑' 우규민을 상대로 박지환이 초구부터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박지환의 타구는 우규민이 처리하기 어려운 곳으로 갔고 결국 출루에 성공했다.

박지환의 기습 번트로 만루 기회를 만든 SSG는 대타 이지영의 2타점 적시타로 달아났다. 이후 최지훈이 볼넷으로 출루해 다시 만루가 됐고 추신수가 밀어내기 사구로 걸어 나갔다. 이어 최정의 그랜드슬램이 폭발했다.

계속해서 한유섬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에레디아와 박성한의 연속 안타 이후 고명준의 1타점 적시타가 나왔다. 이날 경기 SSG의 11번째 득점이었다. 이후 박지환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SSG의 길었던 공격이 마무리됐다.

박지환은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타를 더 추가해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올 시즌 박지환의 첫 3안타 경기였다.

SSG 랜더스 박지환이 4회말 KT 위즈 우규민을 상대로 기습번트에 성공했다./티빙(TVING)
SSG 랜더스 박지환이 4회말 KT 위즈 우규민을 상대로 기습번트에 성공했다./티빙(TVING)

경기 후 SSG 이숭용 감독은 "신인 임에도 (박)지환이의 번트가 빅이닝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줬다. 야구 센스가 빛난 순간이었다. 오늘 3안타를 쳤는데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박지환의 기습 번트는 작전이 아닌, 자신의 판단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는 "평소에도 조동화 코치님과 임재현 코치님이 어떤 상황에서 대보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오늘 제가 기습번트를 성공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올 것 같아서 도박을 한 것 같다"며 "3루 쪽으로만 확실하게 대면 무조건 산다는 생각으로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아무래도 우규민 선배님이 대선배님이시니까 너무 가운데로 대면 무조건 죽는다는 생각이었다"며 "황재균 선배님도 베테랑이시기 때문에 그냥 확실하게만 대자고 생각했다. 그러면 무조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번트를 댄 순간 열심히 뛰면 산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제가 그림 그렸던 대로 플레이가 돼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1군 무대에서 3안타밖에 때리지 못했던 박지환은 이날 경기에서 3안타를 추가했다. 타율도 0.261까지 끌어올렸다.

박지환은 "최근 타격이 안 되긴 했는데, 강병식 코치님과 김종훈 코치님이 많은 말씀을 해주셨다"며 "김종훈 코치님이 오늘 경기 전에 '넌 잘 친다. 자신 있게 하라. 못 쳐도 아무도 뭐라 안 한다. 자신 있게 하고 와라. 네가 설정한 것만 지키고 하고 오면 좋은 타구가 나올 것이다'라고 계속 말씀해 주셨다. 김종훈 코치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컸던 것 같다.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다. 자신 있게 쳤다"고 했다.

SSG 랜더스 박지환./SSG 랜더스
SSG 랜더스 박지환./SSG 랜더스

세광고를 졸업한 박지환은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SSG에 지명받았다. 야수 중 유일하게 1라운드에 지명받은 선수가 박지환이다.

올 시즌 많은 루키들이 1군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KT는 육청명과 원상현을 선발 투수로 기용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황준서, 두산 베어스 김택연, 롯데 자이언츠 전미르 등이 1군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다. 키움 히어로즈도 김연주, 김윤하, 손현기, 전준표, 고영우, 이재상을 개막 엔트리에 포함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지환은 같은 신인들에게는 반드시 승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저는 누구든 저를 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작년에는 '네가 아무리 공이 빨라도 나는 네 공을 다 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했다. 그런데 지금도 똑같다"며 "(전)미르 공도 쳐보고 (육)청명이 것도 쳐봤는데, 작년이랑 같은 생각으로 하는 것 같다. 같은 나이 또래이고 프로 입단 동기다 보니 동기를 만났을 때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많은 뉴스